[스포츠] 블루 유니폼 입고 13경기 11승…'푸른 한화'가 꿈꾸는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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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청주 홈 경기에 섬머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한화 선수들. 사진 한화 이글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를 상징하는 색은 오렌지색이다. 홈과 원정 유니폼에 모두 오렌지색이 들어가고, 구단 상품도 대부분 오렌지색으로 제작된다. 그러나 올여름 한화 더그아웃에는 푸른 물결이 일고 있다.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한화 선수들이 연일 승리의 환호를 내지르고 있다.

한화는 올 시즌 혹서기 원정경기용으로 '서머 블루 원정 유니폼'을 제작했다. 지난달 2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처음으로 착용했고, 선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런데 이 유니폼이 단순히 '무더위 극복' 그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다. 20일까지 서머 유니폼을 입고 치른 13경기에서 11승 2패를 기록했다. 승률이 0.846에 달한다. 앞서고 있으면 리드를 지켜내고, 경기 중반까지 끌려가다가도 막판에 승부를 뒤집는다. '푸른 유니폼 매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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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청주 홈 경기에서 섬머 유니폼을 입고 홈런을 터트린 노시환. 사진 한화 이글스

결국 한화는 원정이 아닌 홈에서도 푸른 유니폼을 입기 시작했다. 지난 2~3일 KIA 타이거즈와의 대전 홈 경기에 이어 20~22일 NC 다이노스와의 청주 홈 경기에서도 다시 서머 유니폼을 선택했다. 김경문 감독은 청주 3연전 시작을 앞두고 "이 유니폼이 색감도 좋고, 가볍기도 하다"면서 "역시 승률이 높으니 (구단에서) 이 유니폼으로 밀어붙이는 것 같다. 스포츠에서는 은근히 그런 징크스가 중요하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실제로 그사이 한화는 다시 가을야구 희망을 품게 됐다. 지난 20일 NC전에서 3-2로 끝내기 승리를 거두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SSG 랜더스와의 격차를 1.5경기까지 좁혔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최하위 추락을 걱정해야 했던 한화가 푸른 날개를 달고 날아올랐다. 한화 관계자들은 "이러다 (날씨가 선선해지는) 9월에도 서머 유니폼을 입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기분 좋은 농담을 주고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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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머 유니폼을 입은 에이스 류현진. 사진 한화 이글스

한화는 이제 가을을 향한 발걸음에 박차를 가한다. 김경문 감독은 1군 엔트리가 5명 확대되는 9월을 대비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뛰던 선수 일부를 청주로 불렀다. 외야수 이진영(27)·권광민(27)·유로결(24)과 내야수 한경빈(26), 투수 김도빈(23) 등이다. 이중 김도빈은 21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뒤 곧바로 선발투수로 나섰다. 김 감독은 "2군에서만 훈련하고 경기하는 것보다는 1군 분위기에 미리 적응하면 좋을 것 같아 불렀다. 내가 못 봤던 선수들도 있어서 한 번 직접 보고 싶었다"고 했다.

한화의 8~9월은 꽤 오랜 기간 암울했다. 포스트시즌 티켓은 늘 손에 잡히지 않는 곳에 있었고, 다른 팀들의 순위 경쟁에 영향을 미치는 '고춧가루 부대' 역할만 했다. 올해는 다르다. '푸른 한화' 돌풍을 발판 삼아 본격적으로 5강 싸움에 뛰어들었다. 꿈은 언젠가는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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