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결국 '가을' 열대야' 가나…처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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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한 상가 건물 외벽에 에어컨 실외기가 가득 설치돼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태풍 ‘종다리’가 지나고 22일 절기상 ‘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처서(處暑)를 맞았지만, 여전히 무더위의 기세는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도 한낮 기온이 최고 37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오전 11시 현재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전국 대부분의 체감온도가 33~35도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용인시(이동묵리)와 경남 의령군은 각각 체감 35.2도와 35.1도를 기록했다.

처서 무색한 열대야…한낮에도 37도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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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가 이어지는 21일 오후 서울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스1

앞서 밤사이에도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열대야(밤 최저기온 25도 이상)가 나타난 곳이 많았다. 서울의 경우 일 최저기온이 28.1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최근 30년간(1994~2023년) 처서(處暑)일에 서울의 최저기온이 가장 낮았던 날은 2016년의 26도였다. 그만큼 밤의 열기가 이례적으로 강하다는 뜻이다.

낮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의 체감온도가 35도 안팎으로 올라 매우 무더울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경우 낮 최고기온이 31도를 기록하겠고, 체감온도는 34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강원 삼척은 37도까지 기온이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리지만 열기를 식히기는 역부족이다. 기상청은 이날부터 23일 아침까지 수도권 등 중부 지방에 20~60㎜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경기와 강원 북부 내륙에는 80㎜ 이상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 23일과 24일에도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예고된 상태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가겠으나, 비가 그친 뒤에는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낮 동안 다시 기온이 올라 더 무덥게 느껴질 수 있다.

9월 초까지 폭염·무더위 이어진다

처서는 ‘더위가 그친다’는 뜻으로 24절기 중 14번째이자 가을의 2번째 절기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도 비뚤어진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여름 무더위가 지나고 가을에 접어드는 시기다. 하지만, 올여름 폭염에는 ‘처서 매직’도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9월 초까지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고온건조한 티베트 고기압의 영향으로 따뜻한 서풍이 부는 데다가 이례적으로 높은 해수면 온도도 더위를 부채질하고 있다. 송수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 건조한 공기가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며 “산둥반도 부근에서 형성된 따뜻한 고기압이 서쪽부터 불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경우 다음 달 1일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열대야가 현실화되면 40일을 넘는 기록적인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게 된다.

태풍 산산 일본 강타할 듯…한반도 더위 부채질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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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이날 발생한 제10호 태풍 ‘산산(SHANSHAN)’도 변수다. 괌 북서쪽 해상에서 발생한 산산은 북서진하면서 강한 강도의 태풍으로 성장한 뒤에 다음 주에 일본 열도에 상륙할 가능성이 크다.

이 태풍은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태풍이 일본에 접근하는 시점에서 한반도로 부는 동풍이 강해지면서 서쪽 지역의 기온이 상승할 수 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이 북상한 이후에 기압계가 재배치되면서 남쪽으로 뜨거운 열기가 유입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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