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해수면 치솟는 '백중사리'에 태풍까지 겹쳤다…23일까지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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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복 옹진군수가 백중사리 대조기인 22일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 일대에서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옹진군청 제공

연중 해수면이 가장 높아지는 백중사리 대조기에 태풍 ‘종다리’가 남긴 강력한 비바람까지 더해지며 서해 해안가 곳곳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해수면이 가장 높이 올라간 22일 오전 6시 30분경 인천시 중구 연안부두 등 해안가 도로는 차량 바퀴가 절반가량 잠길 정도로 물이 차올랐다. 충남 보령과 서산도 전날부터 많은 비가 내리면서 침수 피해를 입었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백중사리 대조기(20~23일)를 맞아 인천의 조위(조석에 의해 변화하는 해수면 높이)가 이날 새벽 967㎝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예보했다. 하지만 인천 지역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예상 최고치보다 20㎝ 높은 987㎝까지 올라갔다. 충남 보령도 이날 새벽 5시경 조위가 825㎝까지 오르며 예상된 최고 수위(797㎝)보다 28㎝ 높게 관측됐다.

이는 열대저압부로 약해진 종다리가 중부 서해안에 100㎜ 이상의 많은 비를 쏟은 영향이다. 인천에는 21일 하루 128.3㎜의 물폭탄에 더해 이날도 오전 6시 30분까지 32㎜의 비가 추가로 내렸다.

침수 위험이 고조되면서 기상청은 이날 새벽 한때 인천과 경기도 안산·평택, 충남 서산에 폭풍해일주의보를 발령했다. 폭풍해일주의보는 해수면 상승이 지역별 발효기준 값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된다. 기상청은 “달에 의한 인력과 풍랑에 의해 만조시간 바닷물 높이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내일까지 백중사리 “비와 풍랑 더해져 저지대 침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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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중 밀물의 수위가 가장 높은 '백중사리' 기간 중 최고수위가 예상된 22일 오전 6시 29분쯤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신항만파출소 소래출장소 인근 물이 차오르는 모습. 뉴스1

바닷물의 높이가 가장 높아지는 시점은 이날 새벽에 지나갔지만, 백중사리 기간인 23일까지는 침수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인천 지역에서는 23일 오전 7시 6분에 조위가 952㎝까지 오를 전망인데, 밤사이 비의 강도에 따라 수위는 예상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기상청은 22일부터 23일 새벽 사이 강한 비구름을 동반한 기압골이 서해 상을 통과해 중부 서해안에 5~6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송수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천문조(달, 태양 등 다른 천체와의 인력에 의한 조석)에 의해 해수면이 높은 기간인데, 제주도 해안과 남해안, 서해안을 중심으로 풍랑이 더해져 저지대 침수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22일 서해안 전역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인천은 오늘 새벽에 경계 단계까지 갔었고, 내일 새벽에도 주의 정도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기에 비가 많이 와서 조위가 더 올라가면 또 경계 단계까지 해수면이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천문조에 의한 해수면 높이가 높아질 때 관심·주의·경계·위험 등 네 단계로 구분해 알린다.

해수면 상승 중…만조기에 비 오면 점점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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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부터 상승해온 우리나라 연안 해수면 높이.

만조기에 해안가 침수 피해는 종종 발생한다. 문제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해수면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조기에 비까지 올 경우 취약지역이 더 위험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21개 연안 관측소의 해수면 높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 34년(1989년~2022년) 동안 해수면이 매년 3.03㎜씩 높아져 평균 1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기후변화가 가속화하면서 최근 10년간 해수면 상승률은 지난 30년 상승률의 1.3배에 달했다.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천문조에 의한 조수 편차에 비해 해수면 상승 수치가 큰 편은 아니라 평상시에는 큰 영향이 없겠다”면서도 “기상 현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났을 때 예전보다 위험할 수 있고 수십 년 뒤에는 평상시에도 해수면 상승의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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