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비 새는 1000억짜리 스마트팜…청년농업인 “희망이 절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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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폭우에 쑥대밭이 된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내 딸기 온실. [사진 스마트팜 입주자]

정부가 1041억원을 들여 ‘미래 농업 대안’으로 조성한 전북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부실 공사 의혹에 휩싸였다. 장마철에 천장에서 빗물이 줄줄 새 온실 안 작물이 쑥대밭으로 변하기 일쑤다. 부농의 꿈을 안고 전국에서 모인 20~30대 청년 농업인들은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22일 전북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김제시는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에 선정돼 백구면 일대에 2021년 11월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준공했다. 전국 4개 스마트팜 혁신밸리 중 제일 먼저 문을 열었다. 스마트팜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온도·습도 등 식물 생육에 최적의 환경을 자동으로 제어, 생산량을 극대화하는 시설이다.

이 중 김제시 스마트팜 혁신밸리 내 ‘임대형 스마트팜(4만4640㎡)’은 대표적인 농업 혁신 사례로 꼽혔다. 김제시 등이 20개월 전문 보육 과정을 거친 청년 농업인(18~39세)에게 1인당 연간 33만원 임대료만 받고 창업을 지원하는 곳이다. 임대형 스마트팜 건설에만 225억원이 들어갔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18일 정읍에서 열린 전북권 민생토론회에서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지금까지 200여명의 청년 농업인이 스마트 농업의 미래를 키우는 거점이 돼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상은 “무늬만 스마트팜”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제 임대형 스마트팜에 입주한 청년 농업인 12명은 지난 21일 전북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1년 준공 이후 비닐하우스 천장 누수·개폐 문제, 양액기 결함, 스크린 모터 고장 등이 끊이지 않아 1인당 최소 수천만원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폭우가 내리면 비닐하우스 천장에서 물이 새 정성껏 키운 작물이 처참하게 망가졌고, 폭염이 이어진 날엔 천장이 제대로 열리지 않아 온실 내부 온도가 50도까지 치솟아 작물이 타 죽었다”고 했다. 그간 70여 차례에 걸쳐 보수 요청을 했지만, 모두 땜질식 처방에 그쳤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이에 대해 스마트팜 혁신밸리 위탁사인 한국농어촌공사 측은 “임시 건축물인 비닐 온실은 시간 경과에 따라 천장 누수가 발생하고 기계 설비도 고장 날 수 있다”며 “그간 하자 보수 요청 118건 중 115건은 처리됐고, 3건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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