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스포츠와 보석 경계 허물었다...샤넬 새 하이 주얼리 컬렉션 [더 하이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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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원석이 머금은 풍부한 빛, 세상에 존재하는 것을 그대로 옮겨온 정교한 모습에 사람들은 하이 주얼리를 예술 작품으로 여긴다. 숙련된 장인의 ‘손맛’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 역시 하이 주얼리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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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뜨 조알러리 스포츠 컬렉션을 대표하는 그래픽 라인 네크리스. [사진 샤넬]

지난 7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앞서 말한 하이 주얼리의 특성을 넘어선 80여 점의 작품이 아시아 주요 매체 기자와 VIP 고객에 선보였다. 샤넬의 ‘오뜨 조알러리 스포츠’ 컬렉션이 그 주인공이다. 스포츠를 주제로 샤넬의 창의성과 디자인 감각을 맘껏 드러낸 컬렉션이다. 오뜨 조알러리는 하이 주얼리의 불어식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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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타이베이 음악 센터에서 열린 샤넬 오뜨 조알러리 스포츠 컬렉션 런칭 현장. [사진 샤넬]

샤넬의 새 하이 주얼리 컬렉션이 주목받는 이유는 혁신적인 ‘디자인’에 있다. 운동복을 만들듯 사람의 몸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이는 유선형 구조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보석과 스포츠,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분야를 아우른 데에서 브랜드의 창조성과 도전 정신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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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 슬라이더 네크리스. 버클 형태의 슬라이더를 위치에 따라 네크리스의 착용 방식을 바꿀 수 있다. 두 줄로 목에 감거나 길게 늘어뜨리는 식이다. [사진 샤넬]


스포츠, 샤넬 정체성의 일부
돌이켜보면 샤넬은 스포츠 분야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브랜드 창립자 가브리엘 샤넬은 여성의 몸 형태를 고려해 활동이 자유로운 옷을 짓는데 일가견이 있었다. 골프, 승마, 스키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즐긴 덕분이다. 그는 1921년에 고급 맞춤복을 칭하는 오트 쿠튀르 하우스에 ‘스포츠 아틀리에’를 따로 마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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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골프를 즐기는 가브리엘 샤넬, 1917년 © Photo by Apic/Getty Images, (가운데) 꾸뛰르와 스포츠 라고 적힌 샤넬 하우스의 명함. 샤넬의 1920년대 아카이브, 파리. © CHANEL, (오른쪽) 가브리엘 샤넬과 아서 ‘보이’ 카펠의 모습, 1910년. © CHANEL - Archives privées / DR [사진 샤넬]

100여년이 지난 지금, 창립자의 생각은 옷과 액세서리를 넘어 하이 주얼리로 구현됐다. 이번 컬렉션의 총 책임자인 패트리스 레게로 샤넬 주얼리 크리에이션 스튜디오 디렉터는 “샤넬 역사에 깊이 뿌리를 내린 스포티한 스타일을 기념한다”며 “우아함에 기능성을 더한 것이 이번 컬렉션의 특징”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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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참석한 샤넬의 앰배서더 배우 김고은.[사진 샤넬]


대담한 모습 속 자리한 장인정신
샤넬은 80여점의 이번 컬렉션을 총 7가지 챕터로 나눠 디자인했다. 스포츠 의류나 운동화 등에 사용하는 드로스트링(끈)에 영감을 받은 ‘스웨터’, 샤넬을 상징하는 패턴인 셰브런에 원석을 세팅한 ‘그래픽’, 샤넬의 영문 로고를 활용한 ‘샤넬 프린트’, 샤넬 백에 자주 등장하는 퀼팅 패턴을 속이 드러나는 오픈워크 형태로 만든 ‘퀼티드 아이콘’ 등이 주요 챕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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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을 상징하는 숫자 5, 별 모티브와 오픈워크 형태 퀼팅 패턴이 어우러진 퀼티드 스타 네크리스. 7.06캐럿의 에메랄드 컷 옐로 다이아몬드가 중심을 잡고 있다.[사진 샤넬]

샤넬을 상징하는 숫자인 5를 잠금장치 디자인으로 해석한 '스포티 5’와 버튼 형태 슬라이더로 주얼리 형태를 바꾸는 ‘골드 슬라이더’ 역시 샤넬의 혁신성을 드러낸 챕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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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5 모티브의 잠금장치 장식이 돋보이는 스포티 5 이어링.[사진 샤넬]

카슈미르 사파이어 등 고갈된 원석 대거 사용
그래픽 챕터에 속한 제품 중, 오래전에 고갈돼 더는 채굴할 수 없는 카슈미르 산 사파이어를 사용한 목걸이·귀걸이·반지는 본 하이 주얼리 컬렉션의 하이라이트다. 17.18캐럿에 달하는 짙푸른 쿠션 컷 카슈미르 사파이어로 반지 가운데를 장식하거나, 10.15캐럿 카슈미르 사파이어가 루비·오닉스·다이아몬드와 함께 어우러져 목걸이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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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슈미르 쿠션 컷 사파이어를 중심으로 다이아몬드, 루비, 오닉스를 함께 세팅한 그래픽 라인 네크리스.[사진 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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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미르 사파이어를 사용한 다이아몬드 이어링과 링. [사진 샤넬]

한편 2.55 핸드백의 회전식 잠금장치를 차용한 네크리스와 이질적인 탄소 섬유와 다이아몬드를 함께 사용한 샤넬 프린트 커프 팔찌는 신기술과 하이테크 소재 도입에 적극적인 샤넬 하우스의 유연한 태도를 반영한 결과물이다. 색 조합도 인상적이다. 루비(빨간색), 사파이어(파란색), 에메랄드(녹색), 다이아몬드(흰색), 오닉스(검은색) 등 원석 고유의 빛과 색을 십분 활용한 가운데, 같은 색의 래커(옻칠) 작업도 더해 경쾌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마치 경기장의 트랙을 연상시키듯 기존 주얼리에서는 볼 수 없는 박진감마저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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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와 별, 영문 로고 등 브랜드를 상징하는 요소로 만든 샤넬 프린트 라이온 브로치.[사진 샤넬]

이번 오뜨 조알러리 스포츠 컬렉션은 하이 주얼리 메카인 프랑스 파리 방돔 광장 소재의 여러 주얼러가 만든 전통적 제품과는 남다른 미학적 매력을 지녔다. 일찍이 스포츠 공방을 세웠듯 고정관념에 얽매지 않는 샤넬의 정신이 깃든 예술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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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을 상징하는 색인 블랙과 화이트로 전시장을 꾸몄다. [사진 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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