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크루그와 임기학 셰프, ‘꽃’으로 만나다 [더 하이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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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프랑스 샴페인 하우스 ‘크루그’는 샴페인의 ‘가장 풍부한 표현’이라 할 수 있는 크루그 그랑 퀴베에 한 개의 번호를 매긴다. 그해에 생산된 샴페인을 하나의 에디션으로 보는 것인데, 올해 172번째 에디션을 국내에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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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크루그 x 플라워 프로젝트. 임기학 셰프가 크루그 그랑 퀴베 172번째 에디션과 어울릴 수 있는 꽃 컨셉의 요리를 만들고 이를 자신의 식당 레스쁘아 뒤 이부에서 선보이고 있다. [사진 크루그]

크루그는 1843년 창립자 조셉 크루그에 의해 ‘샴페인의 본질은 즐거움에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샴페인이다. 당시 그의 꿈은 기후 변화에 상관없이 최고의 샴페인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술이 크루그 그랑 퀴베라 할 수 있다. 10개 이상의 다양한 연도에서 가져온 120개 이상의 와인을 배합해 만들기 때문에 그랑 퀴베는 ‘크루그 샴페인의 가장 풍성한 표현’이라고 평가받는다. 크루그 가문 6대손인 올리비에 크루그 하우스 디렉터는 “매년 크루그 그랑 퀴베의 새로운 에디션이 만들어지는데, 영감은 같아도 그 창작물은 완전히 독창적이며 서로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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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 그랑 퀴베 172번째 에디션. [사진 크루그]

크루그 그랑 퀴베의 첫 제품인 에디션 1번은 1845년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매년 단 한 번, 새로운 창작물, 단 하나의 블렌드, 독특한 병입. 그랑 퀴베엔 이 원칙이 철저히 적용된다. 매년 6월 그해 포도를 수확한 뒤, 새로운 그랑 퀴베 에디션을 병입한다. 와인은 크루그 셀러에서 약 7년간 숙성 기간을 가진다.

올해 공개된 그랑 퀴베 172번째 에디션은 1998년에서 2016년 사이에 있는 11개의 다른 연도에서 가져온 146개의 와인을 배합했다. 포도 품종으로는 피노누아 44%, 샤도네이 36%, 뮈니에 20%로 구성됐다.

과연 맛은 어떨까. 크루그 하우스의 줄리 카빌 셀러 마스터는 “172번째 에디션을 시음하며 특히 꽃 향이 돋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샴페인의 색은 진한 황금빛이다. 화이트 플라워, 라벤더, 아몬드의 우아하고 향기로운 향이 첫 모금에서 섬세하게 느껴진다. 입 안에서는 강렬하고 길고 신선한 여운이 지속된다. 그랑 퀴베 특유의 레몬 향에 또 다른 시트러스 계열의 감귤류 향도 느껴진다. 흰 꽃과 바이올렛의 은은한 향, 알싸한 유칼립투스와 멘톨의 향으로 마무리한다. 줄리 카빌의 말대로 ‘꽃밭’이 떠오른다.

임기학 셰프와의 협업, 크루그 x 플라워 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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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 x 플라워 2024. 임기학 셰프와 함께 꽃의 아름다움을 음식으로 표현했다. [사진 크루그]

크루그는 하우스만의 노하우, 사브아 페어(savoir-faire)를 기리기 위해 전 세계 크루그 앰배서더 셰프 커뮤니티를 초대해 하나의 식재료를 해석하고 크루그 샴페인과 어울리는 특별한 요리를 선보인다. 올해의 소재는 꽃. 올해 공개한 크루그 그랑 퀴베 172번째 에디션과 어울리는 ‘꽃’을 주제로 한 요리가 선보얐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프렌치 파인 다이닝 ‘레스쁘아 뒤 이부(L'espoir du Hibou)’의 임기학 셰프가 나섰다. 그는 꽃의 섬세한 우아함과 다양성의 아름다움, 비교할 바 없는 잠재력을 담은 요리를 개발했고, 크루그 그랑 퀴베 172 에디션과 함께 특별한 페어링을 만들었다. 임 셰프는 지난 2018년 이미 권우중 셰프와 함께 ‘크루그 X 생선'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그는 한결같이 진중한 정통 프렌치 메뉴를 소개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유명 요리학교 미국 존슨 앤드 웨일스대학교에서 수학하고, 자신을 요리의 길로 이끈 미쉐린 스타 셰프 다니엘 블뤼가 운영하는 뉴욕의 ‘DB 비스트로’ 스타쥬(무급으로 일하며 배우는 견습생)를 시작으로, 그레이 쿤즈 셰프의 ‘카페 그레이(Cafe Gray)’와 국내 그랜드 하얏트 서울과 파크 하얏트 서울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8년 문을 연 자신의 첫 레스토랑 레스쁘아 뒤 이부는 '부엉이의 희망’이란 뜻의 프랑스어다. 일식집과 호텔을 경영했던 부모님, 일본 외식업계를 주름잡았던 할아버지를 이어 ‘언젠가 내 식당을 갖겠다’는 그의 꿈이 레스토랑 이름에서 엿보인다.

크루그의 앰배서더 셰프로써 그는 크루그와 꽃이라는 이번 주제를 그만의 스타일로 풀어냈다. 크루그의 산미와 떼루아에 어울리도록 해산물과 피쉬스탁을 베이스로 만든 ‘바다의 블랑켓(Blanquette de Mer)’은 크루그 그랑 퀴베 172 에디션과 어울리는 ‘바다의 꽃밭’을 표현한 메뉴다.
다양한 종류의 해초를 활용해 바다의 꽃잎으로 표현한 메뉴. 비싼 가격때문에 ‘황제 새우’로 불리는 까라비네로 새우, 전복, 딱돔(군평선이) 등 해산물을 함께 조리해 풍부한 바다의 맛을 살렸다. 또한 ‘바다의 꽃'이란 별명을 가진 멍게를 염장한 뒤 잘게 다져 의미를 더했다.

또 다른 요리 ‘오리 가슴살과 호박꽃(Magret de Canard et Fleur de Courgette)’은 우리나라 호박꽃을 소재로 사용해 흥미롭다. 임 셰프는 “계절감을 나타내는 꽃을 사용하고 싶어 고민했다”면서 “한여름에 사용하기 가장 좋은 꽃인 호박꽃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호박꽃은 안에 라따뚜이를 넣어 쪄내기도 하고, 건조해 칩으로 만들어 가니쉬로 내기도 했다. 오리 가슴살은 라벤더와 꿀을 사용한 브라인에 재웠다 구워 크루그 그랑 퀴베 172 에디션이 가지고 있는 여러 층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크루크 x 플라워 레스쁘아 디너’는 오는 25일까지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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