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젤렌스키, 전통빵 이름딴 드론 공개…"러 겨냥 새 보복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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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33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아 24일(현지시간) 신형 국산 무인기(드론)로 러시아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의 새로운 무기인 '팔랴니차'를 오늘 처음, 성공적으로 전투에 사용했다"고 말했다. 팔랴니차는 우크라이나의 전통 빵에서 딴 이름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를 "침략자(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보복 방법"으로 소개하며 기존 자국산 드론보다 더 빠르고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무기 생산 책임자인 올렉산드르 카미신 전략산업부 장관도 SNS에 팔랴니차가 고속 정밀표적 발사체의 일종이라고 올렸다. 더타임스는 해당 드론이 제트엔진과 강력한 탄두를 장착했고, 기동성이 뛰어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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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33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아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빨간 단추(핵무기 발사 버튼)로 모두를 위협하는 붉은 광장의 역겨운 노인(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요구사항 중 어느 것도 우리에게 강요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인들은 이 드론의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는 것도 어려워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실제 팔랴니차에는 러시아인이 발음하기 어려운 모음이 들어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인들이 검문소 등에서 자국인과 적을 구별하는 암호로 쓰고 있다.

이날 발표는 우크라이나가 지난 6일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를 기습해 깜짝 승리를 거둔 가운데 나왔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기습으로 러시아를 뒤흔들었지만, 정작 동부 전선에선 러시아에 밀리면서 당초 안전했던 마을에서도 주민들이 피란길에 올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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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랴니차는 우크라이나 전통 빵 이름이다. 드론 이름에 붙은 이 이름은 우크라이나 자원봉사 단체 이름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 레시피닷컴

지난 22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의 주요 보급 거점인 포크로우스크를 향해 러시아군이 진격하면서 주민 수백 명이 열차에 몸을 싣고 피란에 나섰다. 현재 포크로우스크에 남아 있는 민간인 4만5000여명에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러 "우크라가 원전 공격" 주장

이와 관련, 미국 정부 일각에선 우크라이나의 공세에 대해 회의론도 나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 전했다. NYT에 따르면 미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 얼마나 더 진격할지, 얼마나 오래 머무를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기습 공격할 것이라는 사전 경고를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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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군인이 2024년 8월 24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국기와 전사한 군인의 이름이 적힌 기념비를 보며 추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쿠르스크 원자력 발전소에 드론 공격을 시도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23일 관영 타스통신은 "22일 새벽 우크라이나는 자폭 드론으로 쿠르스크 쿠르차토프의 원전을 겨냥한 핵 테러를 시도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원전을 공격하려고 했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이에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원전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조사할 계획이다.

미, 우크라 침공 돕는 러시아·중국 400곳 제재 

우크라이나의 독립기념일 33주년을 맞이해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고 러시아의 국제 제재 회피를 돕는 러시아·중국 기업 400곳을 새롭게 제재 대상에 올렸다. 러시아의 에너지·금속·광물 수출·드론 관련 기업, 우크라이나 어린이 납치에 관여한 개인, 컴퓨터수치제어(CNC) 관련 중국 기업 등이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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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23일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와중에 키이우에서 열린 회동에 앞서 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를 맞이하고 포옹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영국·프랑스 등 각국 정상은 우크라이나와 연대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몰지각한 전쟁을 일으켰을 때 우크라이나는 자유로운 국가였다"며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끝날 때도 자유로운 독립·주권국가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안보는 곧 유럽의 자유와 안보"라고 밝혔다. 현재 우크라이나의 EU 회원국 가입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지난 23일 키이우를 찾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평화협상을 위한 중재자를 자처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포옹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인도는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에 적극적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인도는 전쟁을 멀리해 왔지만, 그렇다고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인도는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 협의체)를 통해 서방과 결속하면서도 러시아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전 이후에는 서방 제재를 받는 러시아산 석유를 값싸게 사들이고 무기 수입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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