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부동산, 수도권 '아파트'만 뜨겁다…상가·지방은 아직도 ‘냉골’

본문

17245703507391.jpg

2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2021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아파트 수도권 매매 건수가 지방 매매 건수를 넘어섰다. 연합뉴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수도권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는 거래가 늘고, 가격이 빠르게 회복했지만, 지방 아파트와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여전히 침체기를 겪고 있다.

25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아파트 매매거래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 1월 1만2083건 ▶2월 1만3671건 ▶3월 1만6184건 ▶4월 1만9507건 ▶5월 1만9842건 ▶6월 2만1888건 등으로 5개월 새 1만건가량 늘었다. 전국에서 매매된 아파트 중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증가 추세다. 수도권 아파트 거래 비중은 ▶1월 37.6% ▶2월 41.0% ▶3월 40.2% ▶4월 44.2% ▶5월 45.8% ▶6월 50.5%를 기록했다. 반년 새 15%포인트 가까이 늘어나며 그 비중이 50%를 넘긴 것이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건수가 지방을 앞선 것은 2021년 2월(50.4%) 3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만해도 평균 월별 수도권 매매 건수는 1만3893건이었으며, 거래 비중이 가장 높았던 달은 지난해 6월(43.9%)이었다. 하반기로 갈수록 매매 건수가 줄며 지난해 10∼12월 수도권 거래 비중은 30% 선에 그쳤다. 최근 현상은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변동률을 보면 서울의 아파트값은 2.67%, 인천은 1.03% 상승했다. 경기도 아파트값은 0.23% 내렸지만, 수도권 전체로는 0.82% 올랐다. 같은 기간 지방이 1.26% 내린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에는 주간 조사 누적 기준 서울(-2.39%)·수도권(-4.89%)·지방(-5.34%) 모두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17245703508708.jpg

김주원 기자

당분간 수도권 매매 쏠림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유인을 좀처럼 찾기 어려워서다. 구자민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서울의 거래 증가세는 확연히 눈에 띄며 실제 시장에서도 수도권 위주로만 매수세가 활발한 분위기”라며 “당분간은 수도권의 이러한 매수세 쏠림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이날 경·공매 데이터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법원에서 진행된 상가 경매 건수는 총 2294건으로 6월(2083건)보다 10.1% 늘었다. 지난해 같은 달(1059건)과 비교하면 116% 급증했으며, 2013년 1월(2512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지지옥션은 “경기 악화 등으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는 이들이 늘면서 경매 시장에 나오는 상가 매물은 계속 늘고 있지만, 고금리와 임대료 하락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상가를 낙찰받으려는 수요는 줄면서 매물이 계속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상가 경매 낙찰률은 2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경매에 나오는 물건 10건 중 8건은 주인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도 저조하다. 전국 상가 경매 낙찰가율은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50%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낙찰가율은 59.3%에 그쳤다.

상가의 경우 서울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지난달 기준 93.7%에 달했던 것에 반해 서울 상가 낙찰률은 22%, 낙찰가율은 77.1%였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상가 임대시장의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고 경매 신규 신청 건수도 계속 늘고 있어 매물 적체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35,968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