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영이 한화 클래식 정상에 올라 올 시즌 3승이자 통산 10승 고지에 올랐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는 박지영. [사진 KLPGT]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10년 차를 맞은 박지영(28)이 통산 10승 고지를 밟았다. 2015년 신인왕 수상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쌓아 올려 완성한 금자탑이다.

박지영은 25일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72·6797야드)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줄여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정상을 차지했다. 올 시즌 3승째를 달성하며 개인 통산 10승이라는 뜻 깊은 이정표도 함께 세웠다.

한화 클래식은 총상금 17억원으로 KLPGA 투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회다. 우승 상금 역시 3억600만원으로 가장 많다. 기존 상금 순위 4위(6억5010만원)를 달리던 박지영은 이번 대회 우승과 함께 두 계단을 점프해 2위(9억5610만원)로 올라섰다. 5위(274점)였던 대상 포인트도 100점을 추가하며 2위가 됐다. 현재 상금과 대상 포인트 1위는 박현경(9억5985만원·410점)이다.

11언더파 단독선두 이예원, 9언더파 공동 2위 이가영과 함께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박지영은 전반부터 힘을 냈다. 4번 홀(파5)과 5번 홀(파3)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았고, 파4 6번 홀에서도 세컨드 샷을 핀 1m 옆으로 붙여 버디를 추가하며 12언더파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경쟁자 이예원은 전반 버디 1개와 보기 3개로 흔들렸고, 이가영도 버디 1개와 더블보기 1개로 1타를 잃어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승기를 잡은 박지영도 후반 흐름은 좋지 않았다. 11번 홀(파4)부터 14번 홀(파4)까지 버디와 보기가 2개씩 번갈아 나와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사실상 유일한 추격자였던 황유민마저 11번 홀(파5)과 15번 홀(파3)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박지영은 2타 차이로 앞선 마지막 파5 18번 홀에서 완벽한 어프로치로 버디를 낚아 우승을 자축했다. 박지영은 “통산 10승을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장식해 기쁘다. 은퇴하기 전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였다. 또 다른 자신감을 얻어간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후반 들어 샷 타이밍이 어긋난다고 느껴 최대한 템포를 늦추면서 천천히 공을 쳤고, 다행히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박지영은 “지난해부터 선수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인간적으로 성숙해졌을 뿐만 아니라 비거리가 늘어 세컨드 샷 부담이 줄어든 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면서 “평소 ‘노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믿는다.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며 더 발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