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광복절에 기미가요’ 시청자 청원에…KBS “일제 찬양·미화 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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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영상 캡처

KBS가 79주년 광복절에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등장하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송했다는 시청자의 지적에 “일제 찬양이나 미화의 의도가 없었다”며 “방송 후 제작과 방송 경위, 편성 과정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조사했으며 재발 방지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27일 KBS는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답변을 올리면서 “79주년 광복절인 지난 8월 15일 일본 기미가요 선율이 일부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송함으로써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함과 걱정을 끼친 점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KBS는 “‘나비부인’을 통해 일제를 찬양하거나 미화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이 오페라는 일본에 주둔한 미국인 장교의 현지처가 된 게이샤가 자식을 빼앗기고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내용인데, 이런 내용의 오페라를 방영한 것이 일제를 찬양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KBS 전문가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기미가요의 선율은 오페라가 시작된 이후 20분 뒤 처음 나온다”며 “남녀 주인공 결혼식 장면에서 남자배우의 독백 대사에 반주로 9초 사용됐고, 이후 6초 동안 두 마디 선율이 변주돼 나온다”고 했다.

이어 “푸치니는 당시의 일본 사회상을 음악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기미가요의 원곡을 변형해 사용했다”며 “관련 전문가는 푸치니가 기미가요 원곡을 서양식 화성으로 편곡해 썼기 때문에 일반 관객이 대체로 인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방영 시기에 대해선 “당초 광복절에 편성하지 않았는데, 2024 파리 올림픽 중계 방송으로 두 차례 결방되면서 당초 계획보다 2주 뒤인 8월 15일 0시에 방송하게 된 것”이라며 “예기치 않게 광복절에 방송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KBS 중계석’은 심의실의 사전 심의를 거치지 않고 제작진이 제작부터 방송까지 책임지는 ‘제작진 위임 심의’로 분류돼 있다”며 “담당 제작 PD가 이번 작품을 편성에 넘긴 뒤 8월부터 안식년에 들어가면서 방송 내용을 같은 제작 부서나 편성 부서와 공유하지 못했다”고 했다.

KBS는 “‘KBS 중계석’은 그동안 ‘나비부인’을 이번 방송일 전에 이미 모두 네차례 방송한 바 있다”며 “그러나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고 확인하지 못한 채 광복절에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사과드린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삼일절, 6·25, 광복절, 한글날, 설날 및 추석 등의 시기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사전 심의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KBS는 광복절인 이달 15일 녹화된 공연을 방송하는 1TV ‘KBS 중계석’에 기미가요와 일본 전통 복식인 기모노가 등장하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편성해 비판받고 사과했다.

한편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게시된 비판 글은 1만6900건 넘는 동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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