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 "저항의 축, 각자 독립적 복수"…집단공격 대신 요인 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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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레바논 남부에 화염이 타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암살에 대한 ‘피의 복수’를 선언했던 이란이 친이란 세력인 ‘저항의 축’의 독립적인 행동을 예고했다.

이란의 반관영 통신 타스님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모하마드 호세인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순교자 하니야의 피에 대한 ‘저항의 축’과 이란의 복수는 확실하다”면서도 “이란은 스스로 복수를 결정할 것이고, 저항의 축은 각자 독립적으로(separately and independently)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저항의 축은 이란과 그 추종 세력인 헤즈볼라와 시리아 정부군, 이라크 민병대, 가자지구의 하마스·이슬라믹지하드, 예멘의 후티 반군을 지칭한다. 저항의 축이 한꺼번에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퍼부어 이스라엘의 저고도 요격 체계 ‘아이언돔’을 무력화한 후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집중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하니야 암살 직후 일찌감치 제기됐다. 이란군 참모총장의 발언은 이런 집단 공격 가능성에 대한 관측을 일부 차단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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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브라운 미 합창의장(오른쪽)이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에서 이스라엘 군인과 악수 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중동을 순방 중인 찰스 브라운 미국 합참의장은 이날 ‘중동전쟁의 즉각적 우려가 완화됐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다소 그렇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25일 100여 대 전투기를 동원해 레바논 남부에 기반을 둔 헤즈볼라를 타격하고, 헤즈볼라가 로켓 320여 발로 반격하는 무력교환 속에서 정세가 진정됐다는 건, 저항의 축을 구성하는 각 나라와 무장 세력의 내부 사정이 달라서다.

헤즈볼라의 경우 이스라엘과 긴장이 커지면서 주요 지지층인 시아파 무슬림들이 남부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하고 있다. 이런 시아파 출신들의 이주 행렬에 다른 주요 종교집단인 기독교와 드루즈교인들 집단의 불안감이 커지고, 같은 시아파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너차이퉁(FAZ)은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지방 군벌의 일종인 헤즈볼라가 전면전을 벌일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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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후원국인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서방의 경제 제재를 우려해 보복에 회의적이라고 서방권 외신은 보도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자신들의 고위 군간부인 푸아드 슈크르 암살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화력을 이스라엘에 퍼부을 수밖에 없었지만, 이란은 외국인인 하니야에 대해 그렇게까지 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란이 전면적 공격이 아닌 이스라엘 요인 암살로 보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또 예멘의 후티 반군처럼 강경 노선을 걷는 군벌이 이란과 별개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브라운 미 합참의장은 “이들(저항의 축)은 독자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특히 후티 반군은 와일드카드(미지수)”라고 말했다.

중동 상황이 불확실한 만큼 이스라엘을 겨냥한 공격이 여러 전선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 이란은 보복 공격을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휴전협상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밝혀왔는데, 휴전협상은 결렬된 상태다. 다만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주말 사이의 공격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평화협상에 타격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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