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속보] 한동훈·이재명 마주 앉았다…11년만의 여야 대표회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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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국회에서 마주 앉았다. 한 대표와 이 대표가 공식 회담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야 대표 간 공식 회담도 지난 2013년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황우여 대표와 민주당 김한길 대표 이후 11년여 만이다.

양당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청에서 채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시작했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회의원 면책특권 제한 등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대표 회담을 정례화하자고 이 대표에게 제안했다.

한 대표는 회담 모두발언에서 "불체포특권, 재판기간 중 세비반납 등 특권 내려놓기 개혁을 이번에 반드시 실천하자"며 "과거 이 대표도 면책특권 제한 필요성을 여러차례 제기했으니 양당 대표의 생각이 같은 지금이 면책특권 제한 추진의 적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법안 강행처리→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재표결→법안 폐기→재발의'가 되풀이되는 점을 지적한 뒤 "이런 악순환을 끊어내자"며 "오늘 정쟁 중단을 선언하고 미래지향적 정치개혁 비전에 전격 합의하자"고 요구했다.

특히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거론하며 "최근 이 대표를 수사한 검사에 대한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기각됐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수사나 기소에 관여한 검사들을 상대로 한 민주당의 탄핵은 곧 예정된 이 대표에 대한 판결 결과에 불복하기 위한 빌드업으로 보는 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법부 재판에 주류 정치세력이 불복하면 민주주의·법치주의의 위기가 온다"며 "민주당도 재판 불복 같은 건 생각하지 않으실 거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이와 함께 "민생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며 "청년의 삶에 집중하고, 주거격차·자산격차·돌봄격차·교육격차를 줄이고 좁히는 정치를 하자"고 말했다.

이어 "자본시장의 밸류업(가치 제고) 정책으로 자산 형성의 사다리를 더 많이, 더 편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금투세 폐지에 국민의힘이 집중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불합리한 상속세제 때문에 기업이 기업활동을 중단하는 상황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과 관련해선 "민주당은 현금 살포를 민생 대책으로 말하지만, 쓸 수 있는 혈세는 한정돼 있다"며 "획일적으로 똑같은 복지가 아니라 모두의 필요에 맞춰진 복지를 하겠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또 "의료개혁도 결국 민생을 위한 것이다. 다만, 당장의 의료공백에 대한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는 일도 정치의 임무"라며 "의료개혁의 본질과 동력을 유지하며 당장의 국민 염려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달에 한 번 정도로 대표 회담을 정례화하자"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의료 붕괴 위기 해법과 채상병특검법 처리 등을 강조했다. 그는 우선 한 대표에게 "여야가 함께 의료대란 대책과 해법을 강구해보자"며 "한 대표도 정부와의 갈등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안을 냈듯이 의료대란은 국민 생명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다치지 말자, 병들지 말자, 살아남자는 이야기를 국민들이 농담처럼 하는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실효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한 대표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일단 정확한 현상 파악과 문제 인식, 토론·대화와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채상병특검법과 관련해선 "한 대표는 전 국민을 상대로 '제삼자 특검'을 하자고 공언했다. 그 진심이 바뀌지 않았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증거 조작 의혹도 특검하자고 했던데 수용하겠다. 이제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소소한 조건을 더 추가한다면 그 역시도 우리는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국민 25만원 지원금법'에 대해서는 "여당은 현금 지원이라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특정 기간 내 쓰지 않으면 소멸하는 지역화폐 소비쿠폰"이라며 "자꾸 '균등 지원'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복지가 아닌 경제 정책이자 재정 정책이라 세금을 더 내는 사람을 역차별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적용하면 안 그래도 비정상인 대한민국 주식시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보완하자는 차원에서 나온 얘기"라며 "금투세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대신 주식시장 부스트업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주식시장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주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 주주 충실의무 확대, 소수 주주자 보호를 위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며 "ISA 제도를 대폭 확대해 충분히 보완하는 방안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를 향해 "금투세를 일정 기간 대폭 완화해서 시행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제안한 '정치 개혁' 논의와 관련해서는 "논의는 하되 형평성 있게,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일단 한 대표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지구당 부활만이라도 우선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해 수사하는 데 대해 "전 정권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고 볼 수 있는 과도한 조치가 많아지는 것 같다"며 "이것이 결코 실정이나 정치의 실패를 덮지는 못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여야 정책위의장과 대변인이 배석해 총 90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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