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지난 7월 서울 아파트를 매수한 40대 비중이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30대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40대의 아파트 매수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 매매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대별 매입자 거래량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40대 매입 비중은 33.2%로 30대(31.5%)를 추월했다. 2022년 8월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서울 아파트 연령대별 매입 비중은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19년 1월 이후 실수요 양대 축인 30·40대가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아파트값이 강세로 돌아선 2020년부터 30대가 40대를 앞서기 시작했다. 당시 아파트값이 연간 20%씩 치솟자 저금리에 대출을 ‘영끌’해 집을 사는 30대가 많았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 투자도 유행했다. 2021년 1월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사상 최대인 39.6%까지 치솟았다. 당시 40대 매입 비중은 25.8%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2년 금리 인상으로 집값이 하락한 후에는 40대가 부동산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커진 30대의 매수세가 잦아든 반면 그동안 관망하던 40대가 올해 금리가 약간 내려가자 본격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40대는 30대에 비해 보수적으로 집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며 “3~4년 전 급등락을 보며 학습효과를 거친 뒤 올해 금리가 내리자 똘똘한 한 채를 사거나 갈아타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가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시기를 7월에서 9월로 연기하자 대출을 죄기 전 매수세가 더 붙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월 7500여건에 이어 7월에는 8700건을 돌파했다. 올해 최대다.

서울 아파트 경매지표. 그래픽 지지옥션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의 낙찰률과 낙찰가율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 낙찰률은 47.3%로, 전월(46.7%)보다 올랐고, 낙찰가율도 95.5%로 전월(93.7%)보다 상승했다. 특히 강남 3구 외에 강북에서도 낙찰가가 감정가를 웃도는 사례도 나온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우장산롯데캐슬 85㎡는 감정가가 9억4300만원에 나왔지만 이보다 6800만원가량 비싼 10억1150만원(낙찰률 107.3%)에 거래됐다. 서대문구 홍은동 홍은벽산 85㎡도 6억200만원보다 3800만원 높은 6억4000만원(106.3%)에 낙찰됐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강남 3구뿐 아니라 낙찰가가 감정가를 웃도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요즘 서울 아파트값 강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