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장내시경 중 환자 장기 구멍 낸 70대 의사 유죄…“의무 다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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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담당 의료진이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TV

수면 대장내시경 중 환자 장기에 구멍(천공)을 낸 의사가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5-1부(부장 강부영)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74)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4월 12일 오전 9시10분쯤 자신이 운영하는 경기 부천시 내과의원에서 대장내시경을 받은 70대 여성 B씨의 결장에 천공을 낸 뒤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경기 부천에 있는 내과의원을 찾은 B씨는 대장내시경 검사가 끝나고 잠에서 깨어난 후 복통을 호소했지만, A씨는 천공 등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판단했다. 퇴원한 B씨는 설사와 함께 고통을 호소하다가 사흘 뒤 급성 복통으로 대학병원 응급실에 실려가 수술을 받았다.

B씨의 고소로 수사가 진행됐고, 의료과실로 판단한 검찰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A씨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환자 나이가 많고 과거에 자궁적출 수술을 받아 대장 중에서도 결장이 좁아져 있는 상태였다”며 “이런 경우 의사인 A씨는 내시경을 조작할 당시 대장 벽에 부딪혀 천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결장에 내시경이 잘 들어가지 않자 무리하게 삽입을 시도했다”며 “결국 내시경이 결장 벽에 부딪혀 천공이 생겼고, 이후에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피해자가 급성 복막염 등 상해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씨는 법정에서 “일반적으로 대장 내시경 검사 때 천공이 발생할 확률은 0.2∼0.8%”라며 “주의해서 검사했어도 불가피하게 천공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검사 후 B씨가 복통을 호소해 복부 엑스레이(X-Ray) 검사를 다시 했는데도 명확하게 천공이 발견되지 않아 퇴원시켰다”며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했다”고 강조했다.

1심 법원인 인천지법 부천지원은 지난해 9월 선고 공판에서 검찰 주장을 받아들여 A씨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유죄가 선고되자 A씨는 “대장내시경 검사 당시 과실이 없었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의 증상에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퇴원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통 수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고 회복하기까지 30분∼1시간가량 걸리는데, 회복하는 데 5시간 넘게 걸렸다면 상급 병원으로 옮기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평균적인 내과 전문의에게 요구되는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결국 피해자가 복막염 등 중상해를 입었다”며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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