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질 사망 책임론…네타냐후에 분노한 70만명 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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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수십만 명의 시민이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 석방,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임 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마스 억류 인질 가운데 6명이 주검으로 돌아오자 1일(현지시간) 분노에 찬 이스라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예루살렘에선 시위대가 총리실을 에워쌌다. 외신들은 전례 없는 규모의 시위가 가자전쟁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CNN에 따르면 이스라엘 인질·실종자가족포럼은 전국적으로 70만 명이 시위에 나섰고, 텔아비브에서는 55만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다. 이스라엘 총인구는 930만 명가량이다. 시민들은 희생자 추모를 위해 노란 리본을 달고, 빈 관을 메고 나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사임과 즉각 휴전을 요구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31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한 땅굴에서 총상을 입은 인질 6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시민들의 분노가 네타냐후 정권으로 향하는 건 극우파와 연립정권을 구성 중인 네타냐후 총리가 내각 붕괴를 막기 위해 일부러 휴전협상을 파행으로 몰고 간다는 의혹을 사고 있어서다. 지난달 29일 가자지구와 이집트의 국경지대(필라델피 회랑)에 이스라엘군을 주둔시키기로 하는 등 하마스가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협상안으로 내민 것도 그중 하나다. 텔아비브 시민 슐로밋 하코헨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네타냐후는 인질 생명이 아닌 정권 존속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 그래서 ‘멈추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들이 인질로 잡힌 한 어머니는 “네타냐후는 인질이 모두 죽을 때까지 러시안룰렛 게임을 하려고 한다. 그냥 두지 않겠다”고 분노했다.

약 80만 명의 조합원을 둔 히스타드루트(이스라엘 노동자총연맹)는 2일 총파업에 들어갔다. 벤구리온 공항은 이날 오전 8시부터 파업에 돌입했고, 버스와 전철도 멈춰 대중교통이 차질을 빚었다. 파업 여파로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수업이 오전으로 단축됐고, 일부 지역에선 유치원이 문을 닫았다. 다만 노동법원이 파업 중단을 요구하는 정부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히스타드루트는 이날 오후 일단 파업을 종료했다.

내각에서도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지난달 30일 내각회의에서 “인질 생명이 위험하다”며 필라델피 회랑에 대한 군 주둔을 반대했다. 그는 네타냐후를 향해 “당신은 하마스 지도자 신와르의 지시를 받고 있다. 심지어 인질을 처형할 권한도 갖고 있다”고 비꼬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24~48시간 내에 하마스가 대가를 치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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