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섬에서 과잉 관광과 집값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한 주민이 “관광은 좋지만 이렇게는 안 된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올해 들어 스페인을 찾은 외국 관광객이 5000만명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7개월간 외국 관광객은 스페인에서 약 711억 유로(약 105조원)를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 가량인 늘어난 수치다.

스페인 통계청은 2일(현지시간) 올해 1∼7월 스페인을 찾은 외국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 증가한 약 5340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휴가철인 7월 한 달에만 1090만명의 외국 관광객이 스페인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7월보다 7.3% 많은 수치다.

7월 한 달에만 관광객들은 155억 유로(약 23조원) 이상을 지출해 7월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전년 대비 약 12% 상승).

스페인을 가장 많이 찾은 이들은 영국인이었다. 지난 7개월간 총 1050만명(8.6% 증가)이 다녀갔다. 이어 프랑스인이 700만명(10.6% 증가), 독일인이 680만명(10.1% 증가)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바르셀로나가 있는 카탈루냐에 1150만명이 몰렸다. 이어 마요르카섬이 있는 발레아레스 제도(870만명), 카나리아 제도(870만명 미만), 발렌시아(680만명 미만) 순으로 인기를 끌었다.

관광업은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평균 14%를 차지한다. 그러나 관광객이 늘수록 단기 숙박업소 증가에 따른 주택난과 교통난, 환경 오염 등이 악화해 바르셀로나, 말라가, 카나리아 제도 같은 인기 휴양지에서는 거주민들이 과잉 관광(오버투어리즘)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7월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마요르카 섬 팔마 데 마요르카에서 과잉 관광과 집값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7월 바르셀로나에서 벌어진 과잉 관광 반대 시위에서 일부 시위대는 관광객들에게 물총을 쏘기도 했다. 바르셀로나에서 20년간 살았다는 한 시민은 최근 가디언에 “원래 동네에 철물점과 정육점이 있었지만 이젠 관광객들을 위한 바와 레스토랑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에서는 과잉 관광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카나리아 제도 전역에 모인 수만명의 시민은 “우리 섬이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이건 약탈이다” 등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지난해 대서양 카나리아의 주요 7개 섬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섬 전체인구(220만명)의 6배를 넘는 1390만명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