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숨진 채 돌아온 인질 6명…하마스 "관에 갇힐 것" 추가 살해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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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가 공개한 이스라엘 인질 6명의 생전 모습. 사진 알카삼여단 텔레그램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을 추가로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며 이스라엘에 휴전 협상을 압박했다.

하마스의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은 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점령군(이스라엘군)이 구금 장소에 접근할 경우 인질 처리에 대한 새로운 지침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협상을 성사시키지 않고 군사적 압박으로 이들을 풀려나게 하겠다고 주장한다면 이들은 관 속에 갇혀 가족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앞서 하마스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골드버그-폴린(23)과 카멜 가트(40), 에덴 예루살미(24), 알렉산더 로바노프(33), 알모그 사루시(27), 오리 다니노(25) 등 인질 6명이 자신의 이름을 밝히는 모습이 담긴 45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얼마 뒤 추가로 공개한 2분 남짓 영상에서 예루살미는 "우리는 고통받고 있다. 폭격이 멈추지 않아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며 "네타냐후와 이스라엘 정부는 당장 우리가 풀려나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하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는 길라드 샬리트의 석방을 위해 팔레스타인인 1000명을 풀어주지 않았나"라며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는 그만한 가치가 없나"라고 덧붙였다. 이는 2011년 네타냐후가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군 길라드 샬리트 상병과 팔레스타인 재소자 1027명을 교환하는 합의를 승인했던 것을 뜻한다.

이후 인질 6명은 지난달 31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한 땅굴에서 숨진 채 이스라엘군에 발견됐다. 부검 결과 이들 머리와 다른 신체 부위에 총상이 있었으며 이들은 군에 발견되기 약 48시간 전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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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석방 협상을 요구하는 이스라엘 시위대가 1일(현지시간) 텔아비브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이스라엘에서는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을 정부에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와 노동단체의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인질·실종자가족포럼은 미국 CNN 방송에 적어도 70만명이 시위에 나섰으며 주요 도시인 텔아비브에서만 55만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시위 규모가 텔아비브에서 약 30만명, 전국적으로 50만명이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텔아비브 주요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네타냐후 총리가 인질 석방과 휴전 협상을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며 그의 대처를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인질 피살의 책임을 지고 사임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예루살렘에서는 시위대가 총리실을 에워쌌다. 회원 80만의 최대 노동운동 단체인 히스타드루트(이스라엘 노동자총연맹)는 휴전 협상을 압박하기 위해 2일 총파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국기와 인질 석방의 의미를 담은 노란색 깃발, '죽음의 정부에 반대한다'고 쓰인 피켓 등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정권 내부 갈등도 격화하고 있다. 갈란트 국방장관은 1일 내각회의에서 "나는 부상자를 홀로 남겨두지 않는다고 배웠다. 이건 도덕적 수치"라고 비난하며 "인질이 살아있기를 바란다면 시간이 없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악의 축(이란과 대리세력)이 필라델피 축을 필요로 한다"며 "우리가 그곳에 있다는 사실을 영구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틀째 거센 반대 여론을 마주하고서도 필라델피 회랑에 군 주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외신들은 전례 없는 규모의 이 같은 시위가 가자전쟁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이번 시위가 휴전과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움직임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고 네타냐후 정권을 전복하고 새로운 선거를 요구하는 운동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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