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디토(Ditto)' 뮤직비디오. 사진 어도어

최근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의 경영진이 교체된 가운데 갈등의 여파가 뉴진스와 뮤직비디오 협업을 이어온 돌고래유괴단까지 번지고 있다. 민희진 전 대표가 해임된 신임 대표 체제의 어도어와는 협업을 이어갈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이다.

스튜디오 돌고래유괴단 신우석 대표는 지난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영진이 바뀐 어도어의 정책에 변화가 있는 것 같다"며 "어도어 측의 삭제 요구에 의해 그동안 돌고래유괴단이 작업해 업로드했던 뉴진스 뮤직비디오 및 관련 영상 및 반희수 유튜브 채널, 앞으로 업로드 예정이었던 영상은 모두 공개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돌고래유괴단은 본래 광고와 영화 영상을 전문으로 하는 스튜디오였다. 그러다 민 전 대표의 제안으로 뉴진스의 '디토', 'ETA' 등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디토의 뮤직비디오는 마치 캠코더로 촬영한 듯한 레트로 감성으로 사랑받았다.

반희수 채널은 '디토' 뮤직비디오에서 뉴진스 다섯 멤버들의 모습을 캠코더로 담는 인물 '반희수'가 운영한다는 콘셉트다. 반희수는 뉴진스 팬덤 '버니즈'를 의미하는데 발음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반희수'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신 대표는 영상 삭제와 함께 협업 중단 소식을 전하면서 "뉴진스 아이들과 앞으로 함께하기로 약속했던 프로젝트들도 있는데 지킬 수 없어 안타깝다"며 "몇 달 간 밤새워 가며 작업에 매달린 스태프들에게도, 무엇보다 기다렸을 팬들에게도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어도어는 지난달 27일 민 전 대표를 대표직에서 해임했다. 대신 김주영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하이브 CHRO(최고인사책임자)이기도 하다.

김 신임 대표 체제 어도어는 민 전 대표가 뉴진스 프로듀싱을 그대로 맡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민 전 대표는 프로듀싱 업무위임계약서의 내용에 합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신 대표는 앞서 민 전 대표의 해임을 반대하는 탄원서를 냈다.

민희진이 걸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어도어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김주영 어도어 사내이사(하이브 CHRO·최고인사책임자)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사진 어도어 제공

신 대표의 글에 어도어 측은 3일 공식 입장을 내고 "돌고래유괴단이 자체 SNS 채널에 올린 ETA 뮤직비디오 디렉터스 컷은 과거 광고주와도 이견이 있었던 부분이 포함된 편집물로, 광고주와의 협의 없이 무단으로 게시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돌고래유괴단 측에 해당 디렉터스컷 영상에 대해 게시 중단 요청을 하였을 뿐, 반희수 채널 등 뉴진스에 관련된 모든 영상의 삭제 혹은 업로드 중지를 요구한 사실은 없으며, 어도어의 채널 운영 정책 역시 바뀐 적이 없다"고 재차 반박했다.

그러면서 "돌고래유괴단 신우석 감독은 어도어가 디렉터스컷 영상뿐만 아니라 반희수 채널 등 뉴진스 관련 모든 영상을 삭제 요구했다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돌고래유괴단 측의 계약 위반 및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하여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뉴진스 멤버 민지, 다니엘이 전용 소통 애플리케이션 '포닝'을 통해 2일 팬들에게 전한 메시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편 뉴진스 멤버들은 전용 소통 애플리케이션 '포닝'을 통해 민 전 대표가 해임된 현 사태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민지는 지난 2일 오후 메시지에서 "좋은 이야기만 하기에도 하루가 부족한데 왜 이런 불필요한 수고를 겪어야 하는지 너무 미안하다"며 "제대로 해결된 일이 하나도 없다.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는 제가 너무 답답했다. 언제까지 이런 불안한 날들이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우리와 버니즈들이 더는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니엘은 "대표님께서 해임 당하시고 여러모로 힘들고 고민이 많아졌다"며 "한동안 약간 멘붕(멘탈 붕괴) 상태였고 많이 불안했다. 버니즈에게 항상 밝고 행복한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는데"라고 적었다.

하니도 같은 날 포닝에 자작곡을 부르는 영상을 게시하며 "버니즈, 멤버들, 대표님 마음 상처를 다 없애주고 싶은 마음으로 이 곡이 어느 순간부터 내 머리속에 맴돌다가 나왔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하니의 자작곡에는 '오늘 밤은 마음을 편히 하자. 후회는 우리 몫이 아니야. 우리가 변하지 않기를'이라는 가사가 담겼다.

하이브와 민 전 대표 간 갈등이 본격화되던 4월 경 곡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하니는 "버니즈, 멤버들, 대표님, 나도 그 당시에 되게 힘들어하고 있었고 모두를 위로해주고 싶고 마음의 상처를 다 없애주고 싶은 마음이었다"며 "한 몇 주 전 대표님을 멀리에서나마 위로하고 싶은 마음으로 처음 (곡을) 보내드렸다. 버니즈한테도 언젠가 꼭 공유하고 싶었다. 많은 고민을 하다가 오늘이 그 날인 것 같아 보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