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양산부산대 어린이병원, 호흡기 응급진료 중단...부·울·경 어린이 치료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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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경남 양산시 양산부산대학교 어린이병원에서 소아 환자와 보호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영남권에서 유일하게 24시간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운영 중인 경남 양산부산대학교 어린이병원이 ‘소아 호흡기 응급실 진료’를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 전문의 1명(교수)이 소아 호흡기 파트를 장기간 전담, 과부하에 걸리면서다. 이 어린이병원은 부산·울산·경남은 물론 경북·전남 지역에서도 찾는 소아 질환 전문병원이다.

3일 양산부산대병원에 따르면 전날(2일)부터 양산부산대 어린이병원(어린이병원) 소아 응급실에서 소아 호흡기 진료가 본격 중단됐다. 이틀 전(지난달 31일)부터 119구급대원 등이 보는 ‘응급실 종합상황판 사이트’에도 소아 호흡기 환자의 응급실 진료와 입원이 불가하다는 알림도 떴다. 소아 응급실에서 소아 호흡기 분야를 담당하던 A교수가 과중한 업무를 견디지 못하면서다. A교수는 약 2년 동안 어린이병원에서 응급실뿐만 아닌 소아 호흡기 관련 외래·입원환자(중환자 포함) 진료도 홀로 맡았다고 한다.

A교수는 지난 2일 교수들이 참여한 온라인 게시판에 “오랜 시간 동안 밤·낮·휴일·주말 없이 혼자 소아 호흡기 응급 환자 치료 계획을 수립하고 입원 여부를 결정했다”며 “부·울·경 지역 소아 알레르기 호흡기 질환 진료를 담당하는 교수님들께 공식적으로 부탁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전원을 고려할 때 참고해 달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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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경남 양산시 양산부산대학교 어린이병원에서 진료 접수를 기다리는 소아 환자와 보호자. 안대훈 기자

어린이병원 소아 응급실 운영 자체가 중단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과 백일해 등 각종 호흡기 질환이 유행 중인 상황에서 1·2차 병원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영남권 최중증 소아 호흡기 환자의 응급 진료에 구멍이 생긴 셈이다.

양산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응급실 진료를 제외하고, 외래진료나 현재 입원 중인 환자 케어는 정상 운영 중이다”면서도 “소아 호흡기 파트 교수가 1명인 상황에서 최근 코로나19로 응급실 환자가 급증하면서 과부하가 심해졌다. 병원에서도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전했다.

지역 의료계는 이번 상황을 두고, 소아 응급실 위기가 다시 시작된 것으로 본다. 지난 5월에도 어린이병원은 이틀 정도 응급실을 폐쇄할 위기에 놓인 적 있었다. 원래 소아 응급실 전담 전문의가 6명이었는데, 지난 2월 전공의 이탈하면서 업무 과중으로 전문의 2명이 떠났기 때문이다. 당시 소아청소년과 교수들이 응급실 근무를 자진하면서 소아 응급실이 24시간 가동할 수 있었다.

현재 어린이병원 소아 응급실은 5명이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이 중 1명은 공중보건의다. 전문의가 아니어서 특정 진료과를 맡진 못하고, 응급실 환자 대응 업무만 보고 있다. 소아 응급실에서 소아 소화기 파트를 맡던 전문의도 2주 동안 병가를 내면서, 지난달 28일부터 당분간 소화기 응급실 환자도 받기 어려운 형편이다.

한편, 어린이병원 응급환자는 매년 증가세다. 어린이병원 홈페이지에 나온 ‘연도별 응급환자 현황’을 보면 2020년 7637명에서 2021년 8982명, 2022년 1만3233명, 2023년 1만8083명으로 4년 사이 2배 넘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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