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노동절 맞아 ‘勞心’ 구애…“트럼프는 반노조” “해리스 아래 노동자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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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과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절을 맞아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동자 표심 공략에 집중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핵심축인 펜실베이니아주의 ‘철강 도시’ 피츠버그를 찾아 미 철강회사 US스틸의 해외 매각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한 공동 유세에서 “ US스틸은 미국의 역사적인 기업이며 미국 철강 기업을 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미국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 철강은 미국인이 소유하고 운영해야 한다는 바이든 대통령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항상 미국 철강 노동자들 편에 설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 피츠버그서 “US스틸 매각 반대”

존 피어몬트 모건이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의 카네기스틸을 인수해 1901년 피츠버그에서 설립한 US스틸은 미국이 20세기 경제ㆍ군사 강국으로 뻗어가는 데 근간이 된 종합제철회사다. 한때 세계 최대 철강기업이었지만 한국과 일본, 중국 등 경쟁 업체의 부상 속에 2022년 조강(쇳물) 생산량 기준 27위로 밀려난 상태인데, 조강 생산량 4위의 일본 신일본제철이 지난해 말 149억 달러(약 19조9500억 원)에 매수 의사를 밝히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철강 노조의 반발이 큰 데다 미 대선 정국과 맞물리면서 여야 유력 대선 후보의 반대에 직면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US스틸은 미국 회사로 남아야 한다”며 일본 매각 시도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 1월 말 “US스틸이 일본 기업에 팔리는 것을 막을 것이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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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노조 회관에서 열린 유세에서 함께 손을 들어 청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억만장자 감세혜택 시도”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는 가진 자 편’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노동계에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해리스는 “노동계는 약자가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약자”라며 “트럼프는 최저임금 인상 시도에 반대했고 억만장자와 대기업에 더 많은 감세 혜택을 주려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를 다시 패배자로 만들고 해리스를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만들 준비가 됐느냐”며 해리스 지지를 호소했다.

해리스는 앞서 이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가진 유세에서도 “노조가 강해야 미국이 강해진다”며 트럼프를 겨냥해 “그는 대통령 재임 기간 초과근무 수당 지급을 막고 노동자 권익을 보호하는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노조 파괴자를 임명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는 ‘프로(PRO) 법’(노조 활동을 방해하는 고용주 처벌을 강화하고 노조 설립 문턱을 낮춘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가 이날 방문한 펜실베이니아ㆍ미시간은 대선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로 꼽힌다. 원래 민주당 지지가 강해 ‘블루월’(민주당 강세 지역)로 꼽혔으나 2016년 대선 때 트럼프가 이 두 곳과 위스콘신을 모두 가져가면서 대선에서 승리했다. 2020년 대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거꾸로 세 지역을 싹쓸이하며 승리했다. 펜실베이니아ㆍ미시간ㆍ위스콘신주 표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민주당은 이날 이들 지역에 ‘트럼프는 반(反)노조 구사대(Scab)’라고 비난하는 광고판을 설치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노동단체 인사들을 만났다. 차량 행렬의 이동 과정에서 후방 승합차 3대가 사고를 당해 일부 캠프 직원들이 부상을 입었는데 월즈 주지사와 그의 부인 그웬이 탄 차량은 사고를 피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 “해리스ㆍ바이든 모든 것 후퇴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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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자유를 위한 엄마들’ 공동 설립자 티파니 저스티스와의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유세 일정이 없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과거 대통령 재임 시절 노동자 지원 정책을 폈다면서 노동계 표심에 구애했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 글에서 “노동절을 축하한다. (첫 임기 때) 우리는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무역협정(USMCA)을 통과시키고 기업과 노동자에게 번영을 위한 도구를 제공했다”며 “직업 훈련과 교육에도 많은 투자를 했다”고 홍보했다. 그러면서 “내가 백악관에 복귀하면 모든 노동자와 기업이 번영하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를 겨냥해서는 “해리스와 바이든은 모든 것을 후퇴시켰다. ‘카멀라 해리스 동지’ 아래 모든 미국인은 이번 (노동절) 연휴 기간 높은 기름값, 교통비 상승, 식료품 가격 폭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성명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 재임 중 미국인의 실질임금은 거의 4% 하락했고 물가는 20.2% 올랐으며 에너지 가격은 거의 30% 급등했다”며 “바이든과 해리스가 오늘 벌인 공동 유세는 (해리스 당선 시) 지난 3년 반 동안 목격했던 혼란과 파괴의 2기가 될 것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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