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보치아 10연패 신화, 정호원이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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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병변 장애가 있는 정호원이 3일 열린 파리 패럴림픽 보치아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보치아 황제’ 정호원(38·강원특별자치도 장애인체육회)이 개인 통산 네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대한민국은 보치아 10회 연속 금메달의 위업을 달성했다.

정호원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1에서 열린 파리 패럴림픽 보치아 남자 개인전(스포츠등급 BC3) 결승에서 대니얼 미셸(호주)을 5-2로 꺾었다. 사격 조정두와 박진호에 이어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세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정호원은 2008 베이징 패럴림픽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5회 연속 패럴림픽에 출전했다. 2008 베이징(페어), 2016 리우(개인전), 2020 도쿄(페어)에 이어 네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정호원은 역대 최다 패럴림픽 금메달 부문에서도 이해곤(7개·탁구)과 김임연(5개·사격)에 이어 공동 3위를 기록하게 됐다.

보치아는 올림픽에는 없고, 패럴림픽에만 있는 종목이다. 뇌병변 장애인을 위해 고안한 종목이다. 가로 6m, 세로 12.5m의 경기장에서 적색구와 청색구를 6개씩 던져 흰색 표적구에 더 가까이 붙인 공을 점수로 계산한다. 컬링과 비슷한 득점 방식으로 4엔드(단체전 6엔드)로 승부를 가린다.

손으로 굴리거나 발로 차고, 도구를 이용해도 된다. BC3 등급은 손으로 투구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출전한다. 대다수 선수가 경기보조자가 홈통(램프)의 높이와 각도를 조절해주면 막대를 사용해서 공을 굴린다. 정호원 역시 입에 막대를 물고 경기했다.

한국은 보치아 강국이다. 올림픽에 양궁이 있다면, 패럴림픽엔 보치아가 있다. 양궁은 올림픽에서 여자 단체전 10연패를 달성했다. 보치아는 1984 LA 패럴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는데 한국은 1988 서울 대회부터 10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금메달(10개)을 가장 많이 따낸 나라도 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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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원(왼쪽)과 호흡을 맞추는 김승겸 코치.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정호원은 한국 보치아가 낳은 최고의 선수다. 12세 때인 1998년 보치아에 입문한 이후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세계랭킹 1위를 오랫동안 유지했고, 패럴림픽 최다 메달 기록(7개·금 4, 은 2, 동 1)과 타이를 이루면서 보치아계의 ‘GOAT(Greatest Of All Time, 역대 최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정호원은 “2016 리우 대회 이후 개인전 금메달이 없었는데 다시 정상에 올라 기분 좋다”며 “올림픽 시상식 장면을 보면서 ‘나도 저 자리에 서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는데 현실이 돼 기쁘다. 시상대에서 애국가를 들었을 땐 감격이 밀려왔다”고 밝혔다.

정호원은 돌도 지나지 않았을 때 장애를 입었다. 어머니가 일하느라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낙상 사고로 뇌병변 장애인이 됐다. 화재사고까지 일어나면서 어머니와 네 살 터울 형은 화상까지 입었다. 정호원은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면서 이제 ‘가장’이 됐지만, 2019년 전까지는 실업팀도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실업팀에 입단하면서 경제적인 문제는 해결됐다.

정호원의 패럴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강선희(47·한전KPS)와 호흡을 맞추는 페어 종목에도 출전한다. 정호원은 “2관왕에 오르는 게 목표다. 통산 5번째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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