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디커플링은 옛말…尹·韓 갈등에도 한몸같은 당정 지지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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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7월 취임한 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과 여당 지지율이 등락을 함께 하는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지난 1월 윤 대통령과 여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 대표 사이에 첫 윤·한 갈등이 터진 뒤 당정 지지율이 엇갈리는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이 나타났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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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한 대표 취임 직전인 7월 2주차 조사를 기점으로 8월 4주차까지 이뤄진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6→30→29→27%, 국민의힘 지지율은 30→36→32→31%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한 대표 선출 직후 당정 지지율이 함께 올랐다가, 다시 동반 하락한 것이다. NBS 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했다.

한국갤럽의 전화면접 조사에서도 추이는 비슷했다. 최근 한 달간(7월 4주차, 8월 4·5주차) 이뤄진 갤럽의 세 차례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8→27→23%, 국민의힘은 35→32→30%로 동반 하락했다.

반면 1월 중순 1차 윤·한 갈등 때는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났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의혹을 둘러싸고 한 대표가 “국민 눈높이” 등 발언을 하자,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 사퇴를 요구해 갈등이 최고조로 이르렀을 때다. 당시 NBS 1월 2·4주차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2→31%로 하락했는데, 국민의힘은 외려 30→33%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갤럽의 세 차례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이 33→32→31%로 하락할 때 국민의힘은 36→36→36%로 상승 기류였다. (기사에 인용된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4월 총선 뒤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 한 대표가 7·23 전당대회를 통해 당에 복귀하고, 또 다른 윤·한 갈등 조짐이 일자 여권에선 “당정 지지율 디커플링이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한 대표가 지난달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을 반대하고,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유예안을 꺼내 대통령실과 엇박자를 낸 양상이 1차 윤·한 갈등과 비슷하다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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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월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손을 맞잡은 모습. 대통령실 제공

하지만 당정 지지율이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것을 두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내부 균열 차원을 넘어서 여권 전체가 위기에 봉착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월 불거진 윤·한 갈등이 일종의 ‘총선 전 차별화’로 작용해 당정 지지율 디커플링으로 이어졌다면, 최근 유권자들은 대통령과 집권 여당을 민생을 책임진 동일 주체로 보는 것”며 “윤·한 갈등에 피로감을 느끼고, 민생 문제에 불만을 느낀 중도·보수 유권자가 늘수록 여권 공멸 우려는 확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권에서는 추석 연휴 전 체감 가능한 민생 성과를 내 당정 지지율을 동반 상승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갈등이 부각되고 양측의 지지층이 충돌하는 양상이지만, 역설적으로 당정이 민생 분야에서 손을 잡고 성과를 내야만 반등할 수 있는 판이 짜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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