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루이 비통이 스위스 정통 시계 브랜드 사이에서 유독 빛을 발하는 이유 [더 하이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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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비통은 스위스 정통 파인 워치 기술력과 브랜드가 보유한 디자인 감각을 바탕으로 시계를 만든다. 올해 출시 10주년을 맞은 에스칼(Escale), 그리고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땅부르(Tambour) 컬렉션은 루이 비통의 시계 제작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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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구박물관에서 진행한 루이 비통 워치 클럽 행사. 에스칼과 땅부르 워치 컬렉션을 전시했다. [사진 루이 비통]


열 살이 된 에스칼 컬렉션 
불어로 기항 혹은 착륙을 뜻하는 에스칼 컬렉션은 루이 비통 브랜드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여행의 예술(art of travel)’ 정신에 맞춰 그동안 전 세계 시각을 확인할 수 있는 월드 타임과 같이 독창적인 컴플리케이션 시계로 제작됐다. 그리고 올해 10주년을 맞아 시·분·초 3개의 시곗바늘만 다이얼 위에 얹은 ‘타임 온리’ 모델을 선보인다. 시각을 알려주는 시계 본연의 역할의 모습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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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10주년을 맞은 에스칼 컬렉션. [사진 루이 비통]


브랜드의 정수 ‘트렁크’에서 영감을 받다
에스칼 컬렉션은 총 4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실버 또는 블루 다이얼을 탑재한 2가지 로즈 골드 케이스 버전, 플래티넘 케이스에 운석
다이얼을 탑재한 버전, 마지막으로 베젤을 포함한 케이스에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고 블랙 오닉스 다이얼을 탑재한 플래티넘 버전이 그 4가지로 귀한 소재에 루이 비통의 장인 정신을 접목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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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골드와 플래티넘을 케이스 소재로 사용한 에스칼 컬렉션. [사진 루이 비통]

언뜻 봐서는 클래식한 드레스 워치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곳곳에 브랜드를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를 심었다. 특히 루이 비통의 중요한 유산 중 하나인 여행용 트렁크의 디테일이 돋보인다. 케이스와 스트랩을 연결하는 부분인 러그는 황동 브래킷과 리벳으로 감싼 트렁크의 모서리를 연상시킨다. 황동 장식이 주는 고전적인 분위기는 다이얼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폴리싱 가공 처리를 한 골드 리벳 디테일을 3·6·9·12 아워 마커(인덱스)에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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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모서리를 떠오르게 하는 러그장식과 LV 로고를 더한 팔각형 크라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사진 루이 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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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칼 케이스 스케치 과정. [사진 루이 비통]

더불어 분침과 초침이 지나가는 미니트 트랙의 스터드 장식은 트렁크를 감싸는 캔버스를 고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로진(lozine) 못에서 영감을 받았다. 초침은 골드 컬러로 PVD 코팅 처리한 가벼운 티타늄 소재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끝을 살짝 구부렸다. 바늘 끝이 정확하게 인덱스와 미니트 트랙을 가리켜 사용자가 정확하게 시간을 읽도록 만든 것이다. 루이 비통의 시계 제작 전문 노하우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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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젤은 물론 케이스 프로파일(옆면)까지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플래티넘 소재 에스칼 워치. 다이얼 소재는 블랙 오닉스다.[사진 루이 비통]

한편, 다이얼의 질감도 이채롭다. 특히 로즈 골드 케이스에 탑재한 다이얼은 루이 비통 모노그램 캔버스의 오톨도톨한 표면을 재현했다. 캔버스 질감이 나는 금속 소재 다이얼을 만들기 위해 특수 다이얼 스탬프를 제작했다. 루이 비통은 파리 태생의 브랜드이지만 스위스에서 시계를 만든다. 그래서 이들은 다이얼 12시 방향 로고에 ‘PARIS’와 함께 6시 방향에 스위스에서 제작했다는 의미의 ‘FAB.EN SUISSE’를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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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그램 캔버스 질감이 느껴지는 금속 다이얼. 섬세하게 가공한 흔적이 역력하다. [사진 루이 비통]

스위스산 시계 제작의 전통을 잇다
시계를 뒤집으면 루이 비통의 시계 공방인 ‘라 파브리크 뒤 떵’과 무브먼트 전문 공방인 ‘르 쎄끌르 데 오롤로제’가 협력해 설계한 오토매틱 방식 무브먼트 LFT023가 모습을 드러낸다. 22캐럿 로즈 골드 마이크로 로터가 회전하며 동력을 축적하며, 50시간의 파워리저브 기능을 갖춘 무브먼트다. 제네바 크로노메트릭 천문대로부터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아 시계 구동에서 가장 중요한 안정성과 정확도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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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조립 과정. LFT023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제품 일련번호를 새긴 판을 리벳으로 고정했다. [사진 루이 비통]

트렁크 장식 요소는 시계 뒷면으로 이어진다. 각각의 트렁크를 구분하기 위한 식별 판 부착을 시계에도 재현했다. 제품 일련번호를 새긴 판을 백케이스 가장자리에 리벳으로 고정했다. 케이스 지름은 39mm로 남녀 모두에게 잘 어울린다.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플래티넘 버전만 40.5mm로 크기를 살짝 키웠다. 팔각 형태 크라운엔 브랜드를 상징하는 LV 로고를 새겼다. 케이스와 다이얼에 따라 사용한 송아지 가죽 스트랩의 색 역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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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비통 워치 클럽 행사를 찾은 배우 이영애와 공유. [사진 루이 비통]

루이 비통 시계의 원조, 땅부르 
지난해 성공적으로 재출시한 땅부르는 스틸과 골드, 스틸과 골드를 함께 사용한 콤비 버전 등 다양한 소재 케이스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땅부르는 2002년 처음 세상 빛을 봤다. 불어로 북 또는 드럼이란 이름처럼, 백케이스에서 다이얼로 향할수록 폭이 좁아지는 케이스가 특징인 시계다. 독창적 형태 덕에 땅부르 컬렉션은 시계 업계에 굵직한 인상을 남겼고, 루이 비통을 정통 시계 브랜드 반열에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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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소재 땅부르 워치. 땅부르는 2002년 처음 출시된 루이 비통의 첫 시계다. [사진 루이 비통]

지난해 리뉴얼 작업을 거치며 드럼 형태 케이스는 초기 제품보다 얇아졌다. 무엇보다 무브먼트 제작에 큰 힘을 쏟았다. 앞서 소개한 스리핸즈 방식 오토매틱 무브먼트 LFT023이 땅부르 리뉴얼의 핵심 작업이었다.

정확성을 무기로 한 시계의 심장
LFT023은 시간당 2만8800번 진동하며 시곗바늘의 정확한 회전을 돕는다. 하루 오차범위는 -4초에서 +6초로 안정적이다. 앞서 말했듯 정확성의 척도라 일컫는 크로노미터 인증까지 받았다. 케이스 뒷면으로 보이는 LFT023 무브먼트의 모습에서 패션 하우스이기도 한 루이 비통의 감각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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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비통이 독점 사용하는 무브먼트 LFT023. [사진 루이 비통]

동력을 축적하는 배럴(태엽통) 커버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모노그램 플라워에서 영감을 받아 오픈워크 형태로 디자인됐다. 회전을 통해 동력을 발생시키는 22캐럿 골드 소재 마이크로 로터 위에는 LV 모티브를 연속해 새겨 넣었다. 여러 부품이 조립되는 공간인 브리지는 로듐 도금을 거친 후 마이크로 샌드 블래스티드 가공 처리를 했다. 오돌토돌한 질감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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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미가 느껴지는 무브먼트 LFT023은 땅부르와 에스칼 워치에 모두 탑재됐다. [사진 루이 비통]

온화한 금빛을 머금은 케이스, 입체적인 다이얼
땅부르 케이스에는 러그가 없다. 일체형 브레이슬릿 방식으로 스포티한 느낌을 줄뿐더러 손목에 시계가 완벽하게 밀착해 착용감이 좋다. 브레이슬릿을 구성하는 링크 또한 곡선으로 디자인해 손목을 부드럽게 감싼다. 케이스 지름은 40mm, 두께는 8.3mm다. 다이얼은 높이가 다른 여러 개의 원으로 구성한 레이어 구조다. 가장자리에는 분 트랙, 그 안쪽에는 바 형태 아플리케 인덱스와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를 함께 두었다. 시침과 분침이 가리키는 인덱스가 달라 시인성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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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부르 워치 로즈 골드 버전(왼쪽) 스틸과 로즈 골드를 함께 사용한 버전(오른쪽) [사진 루이 비통]

에스칼 컬렉션과 마찬가치로 12시 방향 로고에 ‘PARIS’, 6시 방향에 ‘FAB. EN SUISSE(스위스에서 제작)’를 새겨 넣었다. 스위스 정통 시계 제작 기술력으로 만들었음을 강조한다. 베젤에 양각 형태로 표현한 ‘LOUIS VUITTON’ 12글자 역시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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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부터 브레이슬릿까지 옐로 골드로 만든 땅부르 워치. [사진 루이 비통]

루이 비통은 시계 전체에 금속 고유의 질감을 느끼기에 좋은 샌드 브러싱 가공 처리를 했다. 물론 베젤과 링크 사이사이, 모서리에는 미러 폴리싱 가공으로 입체감을 살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옐로 골드 케이스엔 화이트 다이얼을, 로즈 골드 케이스엔 다크 브라운 다이얼을 탑재했다. 로즈 골드와 스틸을 함께 사용한 콤비 형태 케이스는 그레이 다이얼과 조화를 이룬다. 세 가지 케이스 모두 수심 50m까지 압력을 견디도록 설계됐다. 브레이슬릿 버클은 삼중 구조로 만들어 쉽게 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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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열린 루이 비통 워치 클럽 행사 전경. [사진 루이 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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