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기록적 폭염에도 '인천공항 활주로' 끄떡없는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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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선 폭염이 지속되면 활주로 표면온도를 낮추기 위해 살수작업을 한다. 연합뉴스

 지난 2018년의 기록적인 폭염을 능가하는 무더위가 닥친 올여름 도로가 솟아오르거나 갈라지는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밤낮없이 폭염이 길어진 탓에 도로 아스팔트를 구성하는 물질이 녹으면서 도로에 변형이 생겼다는 해석이 많다.

 한여름엔 높은 기온과 뜨거운 햇살 때문에 도로 표면온도가 섭씨 40~50도 이상 올라가곤 한다. 이렇게 도로가 솟거나 갈라진 사실을 모른 채 지나게 되면 자칫 차량에 큰 충격이 가해져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속도로와 국도는 물론 시·군도 등 각급 도로를 관리하는 기관들에서 장기간의 폭염 때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2018년 7월 중순엔 이례적인 폭염 속에서 경기도 안산시 인근의 서해안고속도로 서울방면 순산터널 부근에서 도로가 균열과 함께 30㎝ 이상 솟아오르는 등 여러 도로에서 적지 않게 변형이 생겼다. 또 이로 인한 교통사고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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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경기도 안산의 서해안고속도로에서 폭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균열이 발생, 도로가 30㎝ 이상 솟아올랐다. 연합뉴스

 하지만 올해 기록적인 폭염에도 끄떡없이 버텨낸 도로가 있다. 아니 정확히는 인천공항 활주로다. 한여름이면 인천공항의 4개 활주로는 표면온도가 거의 섭씨 60도에 육박한다. 이 정도면 달걀을 깨뜨리면 반숙 프라이가 된다는 얘기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아스팔트로 된 도로 표면이 이렇게 뜨겁다 보면 변형이 생길 우려가 커진다. 철도의 경우 높은 온도와 뜨거운 햇살에 장기간 노출되면 레일 온도가 상승하면서 휘거나 솟는 '장출' 현상이 발생해 탈선 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렇다면 인천공항 활주로가 폭염을 버텨낸 비결은 뭘까. 인천공항 관계자는 “활주로는 일주일간 평균 최고 표면온도가 섭씨 70도 정도로 지속될 때에도 견딜 수 있는 정도로 설계·시공됐다”고 설명한다. 또 일부 구간은 섭씨 76도까지 견딜 수 있게 시공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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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제4활주로의 모습.뉴스1

 통상 한 여름에 활주로 표면온도가 섭씨 60도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이보다 더 극한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하고 만든다는 의미다. 활주로가 일반도로보다 튼튼한 데는 두께도 한몫한다. 활주로는 최대 이륙 중량이 300~600t에 달하는 대형 항공기들이 전속력으로 달리면서 엄청난 하중을 가하기 때문에 상당히 두껍게 건설한다.

 이착륙 때 가장 하중을 많이 받는 활주로 양 끝단은 콘크리트로 포장하는데 두께가 70㎝이고, 나머지 부분의 아스콘 포장은 90㎝나 된다. 일반 고속도로의 아스콘 포장 두께가 30~40㎝인 걸 고려하면 두배를 훌쩍 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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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xxxxxxxxxxxxxxxxxxx

 그러나 이러한 첨단 설계·시공과 상당한 두께만으로 폭염의 기세를 다 버텨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인천공항은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가 이틀 이상 지속되면 여러 대의 살수차를 동원해 활주로 포장 면에 물을 뿌리는 작업을 통해 표면온도를 10도 이상 낮춘다고 한다.

 철도 분야에서 레일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경우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추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참고로 요즘 고속도로도 폭염으로 인한 아스팔트 변형 등을 막기 위해 표면온도가 섭씨 70~80도인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한다는 게 한국도로공사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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