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성폭행 혐의’ 제명안 올라오자 곧바로 정회…지방의회 '식구 감싸기&#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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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의회 의원 A씨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나오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 성동구의회가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구의원 제명 안건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장시간 정회 끝에 폐회했다. 이에 '제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성동구의회는 지난 3일 제9대 제280회 2차 본회의를 열었다. 11개의 상정안 중 마지막 안건은 ‘서울특별시 성동구의회 의원 징계의 건’이었다. 전날 성동구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서울 서초구 유흥주점 종업원 성폭행 혐의를 받는 A 의원(33) 제명안을 통과시켰다.

성동구의회, 제280회 임시회 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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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성동구의회 전경. [사진 성동구의회]

이날 본회의에는 A의원을 포함한 성동구의원(14명) 전원 참석했다. 성동구의회는 이날 오전 10시 개회 직후 의원 징계 건을 제외한 10개 안건을 30분 만에 처리했다. 이어 A 의원 징계안을 처리할 차례가 되자 곧바로 비공개회의로 전환했다. 성동구의회 회의규칙 81조는 ‘징계에 관한 회의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이어 성동구의회는 5분 만에 정회했다. 3일 오전 10시 35분 정회한 의회는 같은 날 자정까지 13시간 30분가량 속개하지 않으면서 자동 산회했다. 장시간 정회하는 동안에도 성동구의회 구의원들은 “정확한 이유는 말씀드릴 수 없다”라거나 “결론이 날 때까지 (어떤 부분이 쟁점인지) 언론에 답변하지 않기로 했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오천수 성동구의회 부의장(더불어민주당)은 “정회 등 회의 진행 권한은 의장에게 있다”며 “궁금한 부분은 의장에게 문의하라”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남연희 성동구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에게 십여 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남연희 의장, 제명안 상정 5분 만에 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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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성동구의회 의원이 제276회 서울시 성동구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성동구의회]

제명 안건 당사자인 A 의원을 제외한 13명 중 10명이 징계안에 찬성하면 제명된다. 하지만 구의회가 자동 산회하면서 제명도 미뤄졌다. 나머지 구의원 13명 중 남연희 의장을 비롯한 8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나머지 5명은 국민의힘이다.

A의원은 2022년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성동구 라 선거구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성폭행 의혹이 제기되자 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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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연희 성동구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은 성폭행 혐의를 받는 동료 의원 제명안이 본회의에 상정하자 5분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이후 이날 자정까지 속개하지 않으면서 폐회했다. [사진 성동구의회]

A의원은 성동구의회의 최연소 의원이다. 2012년 성동 FC를 창단한 축구 선수 출신으로, 현재 세종대 체육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이처럼 민감한 사안 처리를 앞두고 지방의회가 장시간 정회하는 것은 절차상으로 문제는 없다고 한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지방의회의 징계 관련 사안을 규정한 지방자치법 98조~101조는 징계의 유형이나 절차·의결정족수 등을 규정하고 있지만, 제명 여부는 지방의회가 자치법규에 따라 자율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장시간 정회를 통해 의결을 미루는 행위는 지방자치법상 위법 행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 서초경찰서는 A의원을 특수준강간 혐의로 조사 중이다. A의원은 지난 4월 지역 조기축구회 행사를 마치고 방문한 서울 서초구 유흥주점에서 만취 상태인 여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고 의원을 입건하고 지난달 3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당시 유흥주점에 동석했던 일행 3명도 입건했다. A 의원은 성동구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합의 하에 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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