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이랑GO] 강렬한 햇빛은 밖에 두고 실내에서 즐기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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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 숙제를 해야 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에는 경기도 청계산 중턱,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어린이미술관에서 ‘다섯 발자국 숲’ 속으로 나들이를 떠났습니다.

‘다섯 발자국 숲’ 속으로  

경기도 청계산의 구불구불한 숲길을 지나 산허리께 오르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어린이미술관이 나온다. 바깥의 숲과 미술관, 이곳을 찾는 사람과 예술을 연결하는 전시 ‘다섯 발자국 숲’이 열리는 곳이다. 숲속 시간의 흐름을 담은 공간에서 자연에 대한 생각, 자연과 만난 경험을 다채롭게 표현한 작가 9명의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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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발자국 무도회’에서 자비에르 베이앙의 ‘말’을 만난 소중 학생기자단이 작품을 관찰하고 저마다의 ‘말’을 다양한 빨강으로 그려봤다.

어린이미술관 외부 16개 창 유리에는 이끼부터 버섯까지 숲의 이야기를 담은 이승연 작가의 작품 ‘숲의 랩소디: 버섯이 말했다’가 전시됐는데, 커다란 유리창으로 드리우는 햇빛과 함께 전시장 안에서도 작품을 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강지영 학예사는 “이승연 작가는 숲을 떠올리며 새로 캐릭터를 개발해 전시했어요. 이 캐릭터들로 나중에 동화책도 만들 예정이죠. 저기 있는 키오스크로 디지털 프로그램에 참여해 함께 숲을 만들어갈 수도 있답니다”라고 설명했다.
입구 바로 옆 벽에는 구기정 작가의 디지털 숲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는 깊은 곳’이 걸렸다. 작품 속에는 나무토막·이끼 등 사이로 영상이 흐르며 숲을 표현한다. “평소 우리는 자연을 스쳐 지나가는데, 앞에 놓인 망원경으로 찬찬히, 깊숙이 들여다보면 그냥 눈으로 봤을 때와 다른 모습이 보일 거예요.” 망원경이 놓인 상자에는 작게 숲을 연출한 부분이 있는데, 강 학예사는 미술관 근처에서 주운 도토리가 5개 숨어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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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윤 학생기자가 망원경으로 구기정 작가의 ‘그림자기 드리우지 않는 깊은 곳’을 살펴봤다.

두 발자국 숲에서는 자연 속 식물과 작품 속 식물 세계를, 세 발자국 숲에서는 동물을 각각 연결해 둘러보며 참여할 수 있게 꾸몄다. 먼저 두 발자국 숲 나무 사이로 가면 6개월간 일기를 쓰듯 나무색을 기록한 박형진 작가의 ‘오동나무 08-2’와 ‘오동나무 11-1’을 통해 한 칸 한 칸 따라가며 8월과 11월의 하루하루 달라지는 색을 살필 수 있다. 작가처럼 나만의 색을 만들어볼 수도 있다. 테이블에 놓인 박 작가의 책 『까마귀와 까치』를 슬쩍 참고해도 좋다. 각자 마음속 숲에 어울리는 색깔 펜을 찾아 칠하고 덧칠한 ‘색이름 일기’를 벽에 마련된 ‘색다른 숲’ 공간에 붙이면 된다.
이처럼 ‘다섯 발자국 숲’의 각 공간에는 관람객이 작품을 보고 참여할 수 있는 체험이 마련됐다. 두 발자국 숲에서는 최병석 작가가 숲속 캠핑을 즐기며 엉뚱하고 장난스러운 아이디어로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도구이자 작품인 ‘숲속 생활연구소’ 시리즈를 보며 그처럼 도구를 상상해 볼 수 있다. 언뜻 봐선 뭔지 모르겠는 여러 발명 도구는 호기심을 자극할 뿐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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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름 일기’를 쓴 김보경 학생기자가 결과물을 ‘색다른 숲’ 벽에 붙였다.

많은 이들이 남기고 간 색이름 일기로 채워진 ‘색다른 숲’ 벽을 돌아 나오면 세 발자국 숲에서 거대한 붉은 말이 기다린다. 자비에르 베이앙의 동물 시리즈 중 ‘말’이다. 정교하게 나뉜 면면이 보는 각도와 위치에 따라 작품의 느낌을 계속 달라지게 한다. 2012년부터 10여 년간 미술관 야외 조각공원에 전시됐는데, 철 소재에 페인트를 칠한 작품이다 보니 눈·비 등으로 상태가 나빠져 지난해 보수했다. “마침 이번 전시에 잘 어울려 실내로 들어오게 됐죠. 이 전시가 끝난 뒤 미술관 어디로 갈지는 미정이랍니다.”
원형 풀밭에 선 ‘말’ 주변을 한 바퀴 돌아봤다면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말의 모양을 관찰하고, 조각조각마다 달라지는 다양한 붉은색을 살펴 그리고 색칠하는 빙빙 드로잉·면면 드로잉에 참여해보자. 다 그린 뒤에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말’ 주변에 장식하거나 가져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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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에르 베이앙의 ‘말’처럼 면면 드로잉을 마친 장이안 학생기자.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으로 이번 전시에서 처음 대중에게 공개된 노은님 작가의 ‘봄의 동물’과 함께 그의 시 ‘눈’을 읽어본 뒤에는 노은님 작가처럼 세모·네모를 활용해 동물을 그리는 세모네모 드로잉을 해볼 수 있다. 그 옆으로는 임선구 작가의 ‘숨은 산’ 연작 애니메이션이 원화와 함께 전시됐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주로 흑연(연필)으로 그린 그의 작품을 돋보기로 들여다보기도 하면서 작가의 기억 속 숲과 산을 탐험하고 릴레이 이야기도 만들어봤다.
‘네 발자국 숲 그림자’는 숲이 품은 자연의 변화와 신비를 감각하는 공간이다. 신승연 작가의 ‘Cloud’와 ‘Waving Mirrors 780’은 작가가 유학 시절 호수의 윤슬, 하늘의 구름을 보며 자연 속에서 행복했던 순간을 담은 작품이다. 깃털로 만든 구름이 살랑살랑 움직이면 구름 그림자가 떠다니고, 스테인리스 스틸 판으로 만든 물결에 따라 벽에는 윤슬이 나타난다. “작가가 의도하여 기계장치로 만들어낸 그림자까지 전부 작품”이라고 말한 강 학예사는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오전 10~11시께가 가장 아름답다”고 귀띔했다. 옆에 빈백 소파가 놓여 여유롭게 앉아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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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기획한 강지영(맨 오른쪽) 학예사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박형진 작가의 ‘오동나무’ 시리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호수 옆에는 산이 있다. 벽에 한 줄로 늘어선 손지영 작가의 ‘검은 산’은 본래 40점이 한 작품이다. 강 학예사는 “작가가 어린이의 시야에 한눈에 들어올 분량을 보여주고 싶어 15점을 1줄로 전시했다”며 약간 떨어져서 한번에 보길 권했다. 산의 단면·밑면 등에 대한 작가의 호기심으로 만들어진 ‘쪼갠 산’은 비누를 소재로 했다. 감상 후엔 밤의 어둠 속에서 서서히 낮과 다른 모습을 드러내는 산을 프러시안 블루 물감으로 겹겹이 칠해 표현하고 비누 조각을 거듭한 작가와 같이 블록과 손전등을 가지고 실험해볼 수 있다.
강 학예사는 “‘다섯 발자국 숲’의 공간은 각각 처음 만나는 숲부터 동식물 등 생태계와의 연결, 보이지 않지만 끊임없이 움직이는 자연을 경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죠. 또 사계절을 뜻하기도 해요. 그리고 마지막 다섯 발자국은 직접 나의 숲을 찾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첫 발자국 숲에 마련된 책장 옆 휴식 공간에선 전시와 어울리는 추천 도서를 자유롭게 볼 수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관람 팁을 하나 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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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의 숲과 미술관, 이곳을 찾는 사람과 예술을 연결하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어린이미술관 전시 ‘다섯 발자국 숲’을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임선구 작가의 ‘숨은 산’ 그림을 돋보기로 들여다보고 있다.

“여러분이 체험한 자연, 상상한 자연을 작가의 경험과 작품과 연결해 감상해보면서 자신만의 숲을 찾아보세요. 여러 체험을 통해 친하고 재밌게 작품과 만나고 그중 하나라도 기억할 수 있는 경험이 되길 바랍니다. 어린이들은 이해도 빠르고 상상력도 엄청나서 작가들의 작품뿐 아니라 관람객이 만든 색이름이나 말 그림 보는 것도 전시의 묘미죠. 가족이 많이 방문하는데 많이 경험하고 두런두런 얘기도 하며 쉬기도 하고 앉아서 책도 보고 하면 좋겠어요.”

‘다섯 발자국 숲’전
기간: 2025년 2월 9일까지
장소: 경기도 과천시 광명로 313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어린이미술관
관람시간: 화~일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 1월 1일 휴관)
관람료: 무료
문의: xx-xxx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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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고

이번 주말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아이와 가볼 만한 곳, 집에서 해볼 만한 것, 마음밭을 키워주는 읽어볼 만한 좋은 책까지 ‘소년중앙’이 전해드립니다. 아이랑GO를 구독하시면 아이를 위한, 아이와 함께 즐길 거리를 풍성하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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