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주저앉은 육상 전민재 폭로 "임원 반대로 생활보조 없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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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100m(스포츠 등급 T36) 결선을 마친 후 스마트폰을 이용해 미리 준비한 소감문을 전하는 전민재.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한 '장애인 육상 전설' 전민재(47·전북장애인육상연맹)가 연맹 지원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전민재는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100m(스포츠 등급 T36) 결선 7위에 올랐다. 2008 베이징 대회부터 5회 연속 패럴림픽에 출전한 그는 3개의 메달(은2, 동1)을 따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메달 없이 마쳤다.

전민재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엄지발가락으로 재생 버튼을 눌러 소감을 밝혔다. 뇌병변 장애가 있는 그는 의사소통이 어렵다. 그래서 대회 때마다 편지를 쓰거나 휴대폰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전민재는 지난 4월 별세한 아버지에 관한 그리움과 2026 나고야·아이치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까지만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내용, 파리 패럴림픽 준비과정에서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전하는 감사 인사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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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100m(스포츠 등급 T36) 결선에서 역주하는 전민재.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어 생활 보조로 자신을 도왔던 어머니 한재영(73)씨가 함께 하지 못해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는 생활보조가 (경기장 등에)들어올 수 없어서 훈련하는 데 불편함이 많다"고 밝혔다. 몇 년 동안 엄마가 생활보조로 들어와 내 옆에서 손발이 되어줬는데, 엄마가 없으니 여러모로 불편한 게 많아서 운동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난 손이 불편하고 말을 못 해서 생활보조가 누구보다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육상연맹 임원 한 분이 강력하게 반대해서 올해 생활 보조가 함께할 수 없었다. 내 입장에서는 너무 억울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연맹(임원)은 개인적인 감정으로 부당하게 '전민재 선수는 생활보조가 없어도 혼자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다. 내 의사는 1%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장애인육상연맹은 대한장애인체육회를 통해 입장을 내놓았다. 연맹은 "2024년 국가대표 선수 선발 시기까지 패럴림픽 출전권을 한 장도 획득하지 못했다. 그래서 한 명이라도 더 선발해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그러면서 한정된 예산 문제를 고려해(생활 보조 지원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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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100m(스포츠 등급 T36) 결선을 마친 뒤 기록을 확인하는 전민재.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생활 보조에 대한 입장에 대해선 "전민재가 2022년부터 개인사로 인하여 국가대표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생활  보조 없이도 문제가 없었다. 지난해 초부터 이 문제에 대해 전문체육위원회에서 논의를 해 생활보조 인원을 뽑지 않았다"고 했다.

중증장애 선수는 반드시 생활 보조 인원을 배정한다. 그러나 전민재의 경우 패럴림픽, 장애인스포츠 기준 중증 장애 선수는 아니다. 다만 그동안은 육상연맹이 어머니 한씨를 배정해 전민재의 선수촌 생활 및 훈련을 돕게 했다.

연맹은 "선수가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하지 못해)유감이다. 앞으로 선수단과 면담을 통해서 더 세밀히 들여다보고 적극적으로 반영 및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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