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최소 3900억원 경제 손실”… 태국 ‘괴물 물고기’와 전쟁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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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이 외래종 어류 블랙핀 틸라피아로 인한 피해가 커지자 '외래종 물고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사진 BBC 캡처

태국 정부가 ‘괴물 물고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전국에 급증한 외래종 어류로 인해 수천억원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하자 정부는 포상금 까지 내 걸었다.

4일(현지시각) 영국 BBC, 태국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전날 태국 정부는 2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의 강, 하천, 습지, 맹그로브숲에서 ‘블랙친 틸라피아’ 133만㎏을 잡아들였다고 밝혔다.

틸라피아는 중앙아프리카에 주로 서식하는 민물고기다. 블랙친 틸라피아는 틸라피아의 한 종류로, 살코기가 많아 식용으로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작은 물고기나 물고기 알 등 태국의 주요 양식 산물을 먹어 치워 골칫거리로 자리잡았다.

게다가 블랙친 틸라피아는 암컷 한 마리가 한 번에 최대 새끼 500마리를 낳을 수 있는 등 번식력이 강하다. 이로 인해 태국 곳곳의 수로를 통해 전역에 확산, 지금까지태국76개주 가운데 19개 주에서 발견됐다.

방콕 나타차분차이인사왓 하원의원은 “(블랙친 틸라피아가) 이전엔 발견되지 않았던 작은 하천과 습지에서까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며 “이 물고기가 태국 경제에 미친 손실이 최소 100억밧(약 394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이에 태국 당국은 블랙친 틸라피아를 ‘가장 침입적인 종’으로 규정, 틸라피아 박멸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당국은 틸라피아 1㎏을 잡아오는 주민에게 15밧(약 592원)의 포상금까지 내걸었다.

또 개체수 조절을 위해 블랙친 틸라피아의 천적으로 알려진 민어와 긴수염 메기를 호수에 풀어 틸라피아를 사냥하게 했으며, 올해 말 유전자를 변형한 틸라피아를 호수에 방류할 방침이다.

나타차 의원은 BBC에 “우리는 황폐해진 생태계를 다른 세대에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며 틸라피아와의 전면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블랙친 틸라피아가 어떤 경로로 태국에 반입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당국은 14년 전 태국의 대형 식품회사가 실시한 실험이 확산이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회사 측은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이들에 대해서는 법적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는 자세한 반입 경로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다만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선 틸라피아 개체수 조절이 실패로 끝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태국 왈라일락대수윗우티수티메타비 박사는 BBC에 “블랙친 틸라피아의 서식 범위를 제한할 수 없을뿐더러, 자연에 있을 때 지속적이고 빠른 번식 주기를 갖는 특성이 있어 근절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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