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상흑자 91억 달러 7월 역대 2번째…미국‧AI 불확실성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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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경상수지 흑자가 90억 달러를 넘으면서 같은 달 기준 역대 2번째 흑자 규모를 기록했다. 대규모 상품수지 흑자에 힘입어 경상수지는 3개월 연속 흑자다. 이를 주도한 건 반도체 수출이다. 반대로 미국의 경기둔화 등으로 반도체 호황이 흔들릴 경우 경상수지에 미치는 악영향도 그만큼 클 전망이다.

수입 증가에도 경상수지 큰 폭 흑자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4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91억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5년 7월(93억7000만 달러) 이후 같은 달 기준 최대 흑자다. 역대 최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지난 6월(125억6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이 줄었지만, 수출 감소가 아닌 수입 증가가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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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7월 수출액은 586억 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7% 증가했다. 전월(589억9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했다. 그런데도 경상수지 흑자 폭이 1달 전보다 30억 달러 이상 줄어든 건 수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7월 수입은 501억4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9.4% 늘었다. 전월 대비 수입 증가 폭은 28억9000만 달러(6.1%)다.

반도체 수출이 견인한 흑자

여행수지 적자로 인한 서비스수지 적자 흐름도 이어졌다. 상품이 해외로 많이 나갔다지만, 해외여행을 위해 출국하는 사람도 많았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를 구성하는 주요 지표인 여행수지는 7월 12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여름 휴가철 여파로 해외에서의 여행 지출이 늘면서 7월 서비스수지 적자가 23억8000만 달러에 달했다. 전월(-16억 달러)을 크게 상회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8월까지는 해외여행 성수기로 (여행수지는) 7월과 마찬가지로 적자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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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7일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뉴스1

통관 기준 수출로 보면 반도체 수출이 114억2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50.1% 늘었다. 반도체는 통관 수출액(574억7000만 달러)의 5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호황으로 인해 경상수지 흑자 폭이 커졌다는 의미다. 다만 반도체 호조 뒤엔 명암이 있다. 반도체 수출이 줄면 경상수지, 한국 경제 전반이 휘청하는 불확실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와 비교해 7월 선박(-38%), 승용차(-8.9%) 수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반도체 의존 형태의 수출 증가세가 지속했다.

미국 리스크 여전…“반도체 불확실성”

미국 내에서 나오는 인공지능(AI) 피크아웃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주된 리스크(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미국의 제조업 관련 지표가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으로 위축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 세계 주식 시장은 요동쳤다. 지난달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매출 증가율이 3분기 고점을 기록하고 4분기부터 하락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반도체 경기엔 불확실성이 있다”며 “시차가 있어 당장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반도체 경기가 꺾이진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론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가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흑자 폭이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수출이 증가하곤 있지만 상황이 지금보다 더 좋아지기는 어렵다. 호조 속 둔화 조짐”이라며 “한국 수출은 9월부터 완만하게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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