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주 성산에 제2공항 짓는다…기본계획 고시, 주민 찬반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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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주도민의 팽팽한 찬반여론 속에 추진이 늦어진 제주 제2공항의 건설을 위한 기본계획이 6일 고시된다. 지난 2015년 제주도 내에 기존 제주공항 외에 공항을 하나 더 짓는 방안이 발표된 지 9년 만이다.

5일 국토교통부가 밝힌 기본계획에 따르면 제2공항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551만㎡ 면적에 조성되며 3200m 길이의 활주로 1개와 여객터미널(11만 8000㎡), 화물터미널(0.6만㎡), 교통센터 등이 들어선다. 예상 총 사업비는 5조 4500억원이다. 개항은 착공 후 5년으로 잡혀있다.

1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1690만명의 여객을 처리할 수 있으며, 향후 항공수요에 따라 여객터미널과 유도로 등을 확충하는 2단계 사업까지 하게 되면 연간 2000만명 가까운 여객 처리도 가능해진다. 제2공항을 누가 운영할지, 기존 제주공항과의 역할을 어떻게 나눌지 등은 추후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제2공항 사업은 심각한 포화상태로 항공안전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기존 제주공항의 항공교통량을 분산시키기 위한 차원이다. 국토부는 기본계획 고시에 이어 기본설계와 환경영향평가 발주 등 후속 절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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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토교통부

이상일 국토부 공항정책관은 “이번 기본계획 고시를 계기로 후속 절차를 관계 법령 등 규정에 맞게 진행할 계획”이라며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친환경 공항 건설을 비롯하여 구체적인 공항 건설 및 운영방안에 대해 지역과 협의하여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2공항은 당초 2025년 개항을 목표로 했으나 주민 반대 등 여러 이유로 사업이 지연됐으며, 2021년에는 환경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하는 등 우여곡절을 적지 않게 겪었다. 이번에 기본계획 고시로 제2공항 건설을 위한 첫걸음을 힘겹게 뗐다.

앞으로는 첨예하게 갈라진 제주 민심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큰 과제다. 앞서 2021년 2월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진행된 제2공항 찬반 여론조사에선 건설 반대 의견이 높게 나왔다. 반면 제2공항 후보지인 성산읍민 조사에서는 찬성이 더 많았다. 쉽사리 민심을 판가름하기 어려운 상황이란 의미다.

반대측은 많은 관광객으로 인해 제주도 환경이 파괴되고 있는데다 제2공항건설은 이를 더 부추긴다며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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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제주도는 2025년까지 서귀포시 성산읍 부지에 제2공항 건설을 추진 중이다. [연합뉴스]

제주도청이 어떤 입장을 견지하느냐도 관건이다. 기본계획 고시 이후 진행될 절차들에서 제주도청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환경영향평가만 해도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주특별법 )'에 따라 환경부 장관이 아닌 제주지사와 협의를 해야 한다. 또 이 협의 내용에 대해 제주도의회의 동의절차도 거쳐야만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영훈 제주지사가 기본계획 고시를 먼저 요구한 점 등을 보면 향후 절차에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일 도민 반대가 격렬해질 경우에는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당연히 도의회의 동의 여부도 장담하기 어렵게 된다.

이 때문에 공항업계에서는 정부가 사실상 제2공항 사업이라는 공을 제주도에 넘기는 모양새라는 해석도 나온다.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제주도의 협의와 동의가 늦어지거나 무산되면 그만큼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발이 묶일 수밖에 없어서다. 후속 절차에서 제주도민과 제주도청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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