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尹 “기시다와 이룬 성과, 가장 의미” 기시다 “총리 누가 되든 한일관계 안 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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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6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와 함께 일궈온 성과들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가장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2층 확대회의실에서 1시간 40분 동안 열린 정상회담에서 “우리 두 사람의 견고한 신뢰를 기반으로 지난 한 해 반 동안 한·일 관계는 크게 개선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와 안보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정부 간 협의체들이 모두 복원되었다”며 “앞으로 한·일 간, 한·미·일 간 협력을 계속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저와 기시다 총리가 쌓아온 양국 협력의 긍정적 모멘텀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입국해 1박 2일의 방한 일정을 시작한 기시다 총리는 이번이 재임 중 세 번째이자 마지막 방한이다. 이달 말 자민당의 새 총재가 뽑히면 총재와 총리직에서 함께 물러난다. 양국 정상의 12번째이자 고별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는 “일본의 다음 총리가 누가 되든 한·일 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후임 총리도 한·일 관계 발전의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기시다 총리가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고, 기시다 총리는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 앞으로 계속 한·일 관계를 위해 도와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기시다 총리는 “작년 3월 윤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에 큰 결단을 내린 이후 양국 협력이 크게 확대되었다”며 “여전히 양국 간에 어려운 현안이 존재하나 양국 관계의 발전과 병행하여 전향적인 자세로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특히 “양국의 미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지도자는 인내하며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3월 한·일 셔틀외교가 복원된 걸 거론하며 “총리께서 임기를 마치기 전에 이렇게 다시 서울에 오셔서 한·일 관계 발전에 대한 굳은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계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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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한·일 확대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기시다 총리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입장도 거듭 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기시다 정부는 일본 정부가 1998년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즉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포함한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하고 있다”며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선) 저 자신은 당시 가혹한 환경 아래 많은 분들이 대단히 고통스럽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이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과 관련해 “이 독트린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으로 이어지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원한다”고 했고, 윤 대통령은 일본이 신속히 독트린에 지지 표명을 해준 데 감사를 표시한 뒤 “우리의 통일 노력에 대한 일본 측의 변함없는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금 일본에는 제4차 한류 붐이 흐르고 있다”며 “한국 영화, 드라마, 음악 같은 문화·예술 영역에서 일본 국민에게 한국 작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 양국의 정치 상황에 따라서 한류와 일본 문화가 양국에서 (인기가) 유동적이던 것에 비하면 최근 일본 내 제4차 한류 붐은 윤 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이라고 추켜세웠다.

확대회담 전에 먼저 열린 소인수 회담에선 ▶북핵 문제 대응을 위한 한·일, 한·미·일 간 협력의 중요성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한·미·일 협력 체계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해 논의됐다고 김 차장은 전했다. 특히, 두 정상은 북한의 각종 도발에 대비한 양국 간 공조 강화를 논의하며 “북한이 러시아를 뒷배 삼아 도발하지 못하도록 냉정한 대비태세를 유지하자”고 공감했다.

양국 국민의 안전을 강화하고 편의를 증진시키는 진전도 있었다. ‘한·일 제3국 내 재외국민보호 협력 각서’를 체결해 제3국에서 유사시에 자국민을 긴급 대피시킬 때 상대국 교민도 함께 피난시키는 데 적극 협력키로 했다. 한·일 정부는 이미 몇 차례 이런 도움을 주고받은 경험이 있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땐 한국군 수송기가 한국 교민 163명과 함께 일본인 45명도 함께 태웠다. 같은 달 일본 자위대 수송기가 이스라엘에서 일본으로 자국민을 대피시킬 때는 한국인 33명이 동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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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1일 주일 한국대사관 관계자들이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일본 수송기를 이용해 이스라엘을 빠져나온 한국인을 맞이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양국 국민이 상대국을 방문할 때 자국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미리 하는 ‘사전 입국심사’ 제도 도입도 적극 논의키로 했다. 김태효 차장은 “일본 법무성이 먼저 실무 검토에 착수했다고 알려와서 우리도 이제 일본과의 협의에 응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 앞서 전날 일본 측은 한국 정부에 1945년 8월 24일 일제 강제징용자를 태우고 한국으로 돌아오다 의문의 폭발 사고로 침몰한 우키시마(浮島)호의 승선 명부가 담긴 19건의 자료를 전달했다. 김 차장은 “지난 수개월 간 일본 정부와 교섭을 진행해 온 결과”라며 “2007년 일본이 강제동원 군인·군속 관련 자료를 우리에게 제공한 이래 17년 만에 강제동원 희생자 문서를 제공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관계 부처를 통해 명부를 면밀히 분석하고, 피해자 구제와 우키시마호 사건 진상 파악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이러한 세 가지 협력과 관련해 “지난 1년 반 동안 협력 확대를 통해 축적된 양국 간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한다”며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양국은 한·일 관계 발전의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면서 양국 국민이 협력의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계속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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