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힌남노 때처럼 또 넘칠까봐 걱정"…포항 냉천, 2년째 공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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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에 직격탄을 맞은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침수로 인한 실종자 7명이 발생했다. 사진 경북소방본부

2년 전인 2022년 9월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경북 포항시를 덮쳤다. 당시 포항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겨 주민 7명이 사망했다. 기록적인 폭우가 단시간에 쏟아지면서 지하주차장은 순식간에 물로 가득 찼고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주민들이 숨졌다.

이 아파트에서 직선거리로 약 1㎞ 떨어진 포스코 포항제철소도 침수됐다. 침수 탓에 포항제철소 창사 54년 만이자 첫 쇳물 생산 49년 만에 처음으로 쇳물 생산이 중단됐다. 제품 170만t을 생산하지 못했고, 매출 감소액은 2조400억원에 달했다. 포항제철소 직원들은 물론 광양제철소, 서울 포스코센터, 그룹사, 협력사 임직원이 합심해 복구에 노력한 끝에 침수 135일 만인 지난해 1월 19일 제철소는 정상화했다.

냉천이 키운 힌남노 위력…빠르게 불어 

두 침수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힌남노가 몰고 온 기록적인 폭우(509.5㎜)외에 인근에 흐르는 하천인 ‘냉천’이 지목됐다. 냉천은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서 발원해 영일만을 통해 동해로 빠져나가는 지방하천이다. 평소에 바닥이 보일 정도로 수량이 적어 ‘마른 하천’으로 불린다. 그런데 기습 폭우를 만나 무섭게 불어났고,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포항제철소 공장으로 물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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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많은 비를 뿌리면서 2022년 9월 6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안이 침수돼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냉천의 복구·개량 공사는 2년째 진행 중이다. 더딘 복구공사에 주민들의 불안은 크다. 힌남노 내습 당시 가족이 운영하는 제조공장에 침수 피해가 난 안정수(28)씨는 “아직도 냉천 주변에서 굴삭기와 덤프트럭이 오가고 흙이 담긴 포대로 대충 경사면만 만든 것을 보면 답답하다”며 “태풍이 오면 다시 하천이 범람할 수 있는데 언제까지 걱정하며 살아야 하나”라고 말했다.

포항시 “냉천 재해복구 공정률 72.5%”

6일 포항시에 따르면 냉천 재해복구 사업의 공정률은 72.5% 수준이다. 반출해야 하는 총 65만㎥의 모래 중 58만㎥를 처리했고 남은 모래 7만㎥는 이달 말까지 반출할 예정이라는 것이 포항시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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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냉천 개선복구사업 위치도. 사진 포항시

또 냉천의 지류인 칠성천(공정률 60.0%), 신광천(53.0%), 장기천(58.8%), 대화천(54.8%)에 대한 재해복구사업도 이뤄지고 있다. 5개 지방하천의 전체 모래 물량 110만㎥ 중에서 91만2000㎥를 반출했고, 이달까지 남은 모래를 반출할 계획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물이 흐르는 면적을 넓히기 위해 강바닥을 파내고 강물 부유물과 방해물을 정리했다”며 “특히 인구 밀집 지역과 취약 구간에 대한 정비가 우선적으로 진행돼 상당 부분 마무리된 상태”라고 말했다. 또 “모든 작업은 내년 우기와 태풍 전까지 차질 없이 완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민 “아직 복구, 언제까지 떨어야 하나”

포항시는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하천 흐름에 방해되는 나무를 제거하는 ‘유수지장목 제거사업’을 실시하기도 했다. 주거 밀집지역과 재해 발생이 우려되는 지방하천을 중점으로 9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하천 내 잡풀 약 19만5000㎡와 지장목 약 9만5000그루를 제거했다.

또 하천 흐름을 방해하는 퇴적물과 준설토를 제거하기 위해 도비와 재난관리기금 12억원을 투입해 지방하천 17곳 69㎞ 구간에서 하상 정비를 실시하고 4만2000㎥의 준설토를 제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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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이 냉천 재해복구사업 현장을 방문해 공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포항시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3일 냉천 재해복구사업 현장을 방문해 공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재해복구와 하천 정비 사업추진 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고 극한 호우와 같은 기상이변 상황에서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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