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20에서 당신 나이 빼보라…60세부터 당장 해야할 투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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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이후 30년’ 60세부터 해야 할 투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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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고 나면 돈을 매달 얼마씩 꺼내 어떻게 써야 하나요. 이 질문에 답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언제 삶을 마감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매달 일정한 돈을 인출했는데 예상보다 더 오래 산다면 어떻게 될까. 죽기 전에 통장이 바닥나 힘든 여생을 보낼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 반대로 자린고비처럼 아끼며 살았는데 너무 많은 돈을 남긴 채 ‘가난하게 살다 부자로 죽는’ 것도 상상하기 싫다. 한국보다 먼저 고령 사회에 접어든 일본에선 노후 자산 관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서점에는 노후를 위한 투자법, 통장이 바닥나는 시점을 최대한 미루는 방법에 대한 책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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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지난 6월 출간된 『60세부터의 신(新)투자술』이 대표적이다. 저자인 요리후지 다이키 머니앤드유(Money&You) 대표는 “고령층의 투자는 젊은층의 투자와 달리 자산을 안전하게 다 쓰고 죽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Die with zero(0으로 죽자)”를 강조한다. 중앙일보 머니랩이 요리후지 대표를 온라인으로 인터뷰했다. 은퇴 후 30년간 고령층은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100세까지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노후자산 인출 방법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여기서 원·엔 환율은 100엔=920원으로 계산했다.

‘60세부터’ 투자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이전에도 은퇴 세대를 위한 책을 몇 권 썼다. 『은퇴 후에도 걱정없는 돈 이야기』는 10만 부 넘는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반향도 있었다. 많은 분이 저축을 남기지 말고 죽자는 ‘Die with zero’에 공감했지만, 실천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Die with zero’가 아니라 ‘거의 Die with zero’를 목표로 하는 전략이다. 자산을 꺼내 쓰면서 줄여가되, 일부는 불로소득을 창출하는 자산으로 바꿔 죽을 때까지 보유하자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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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디자이너

노후의 투자는 젊을 때와 어떻게 다른가.
“일본에서 ‘노후’라는 것은 70세 이후를 의미한다. 많은 사람이 70세 이전까지 일하는 환경이 갖춰져 있어서다. 65~69세 남성의 62%, 여성의 43%가 일하고 있다. 젊을 때에는 시간과 복리 효과를 활용한 투자가 가능하다. 하지만 60세부터는 이전까지 준비한 투자 자금을 계속 투자하는 동시에 70세까지 10년간의 근로 수입 일부분(매달 1만~5만 엔)을 적립 투자하는 게 기본이다. 완전히 은퇴한 70세 이후엔 자산을 꺼내 쓰는 동시에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운용하는 게 핵심이다.”
한국에선 부동산과 예·적금에 쏠려 있다.
“‘부동산’이 자신이 거주할 용도라면 수익면에선 별로다. 반면에 다른 사람이 거주하는 원룸이나 아파트 등 투자 자산이라면 좋다. 다만 이 경우에도 임대 수요가 있는 지역에 있는 게 중요하다. 예금은 원금 손실이 없는 안전자산으로 500만~1000만 엔(약 4600만~9200만원)정도는 계속 유지하는 게 좋다. 하지만 예금은 인플레이션에 취약한 자산이다. 자산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주식이나 펀드 투자가 필요하다. ‘자산을 운용하면서 쓴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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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한국에선 국민연금을 받기 전 소득 공백도 문제다.
“재취업이나 프리랜서, 개인사업 등으로 일은 계속 해야 한다. 다만 생활비를 위해 무리하게 일하지 않도록 금융자산 투자를 동반해야 한다. 자산 운용에 따른 수입이 있다면 단시간 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은퇴 후 자산 투자 원칙으로 제시한 ‘코어-새틀라이트 전략’이 뭔가.
“자산을 ‘코어(Core·중심)’와 ‘새틀라이트(Satelite·위성)’로 나누는 거다. 코어, 즉 핵심 자산은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위성 자산은 적극적으로 투자해 자산을 보호하는 동시에 이익을 추구하는 방법이다. 노후에는 코어 자산을 70~90%로 많이 확보하고, 위성 자산은 10~30%로 운용한다. 많은 기관투자가들이 사용하는 전략이고, 자산을 처음 불릴 때부터 마지막까지 활용할 수 있다. 코어 자산은 현금(예·적금), 채권, 펀드, 인덱스펀드(ETF·상장지수펀드), 리츠(REIT) 등이다. 위성 자산은 국내외 개별 주식, 액티브펀드 등 가격 변동성이 큰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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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추천하는 노후 ‘코어-새틀라이트’ 투자법은.
“우선 코어에는 현금과 국채 같은 무위험 자산을 반드시 보유하라고 하고 싶다. 노후에는 500만~1000만 엔 정도를 확보하면 좋겠다. 펀드나 ETF는 각자 위험 허용 수준에 따라 선택하되, 1~2개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만약 신용이 충분하다면 대출을 통한 부동산 투자도 가능하다. 위성 자산의 핵심은 미국 주식을 포함한 주식 투자다. 다만 주식 투자에 자신이 없다면 ETF만으로도 충분하다.”
고령층 투자자가 가장 두려운 건 증시 폭락이다.
“기본 생활비, 병을 대비한 치료비, 몇 년 내 예정된 인생의 이벤트를 위한 돈은 원금 손실 우려가 적은 상품으로 보유해야 한다. 예금이나 국채 같은 무위험 자산이 대표적이다. 이런 무위험 자산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면 폭락장이 와도 자산을 팔지 않고 버틸 수 있다. 시장은 언제든 크게 빠질 수 있지만 계속 하락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무위험 자산은 어느 정도 보유하면 되나.
“개인차가 있지만 ‘120세나이’ 법칙을 활용해 볼 수 있다. 무위험 자산은 자신의 나이만큼, 위험 자산은 120-나이 비율로 보유하는 거다. 예를 들어 지금 40세라면 무위험 자산을 40, 위험 자산을 80 비율로 가져가는 식이다. 자산이 1200만 엔 있다면 400만 엔은 예금과 채권으로 보유하고, 800만 엔은 주식 등 위험 자산으로 운용하면 된다.”
70세부터 100세까지 돈을 딱 맞춰 다 쓰면 좋을 것 같은데.
“언제 죽을지 미리 안다면 계획적으로 자산을 ‘제로’로 만들 수 있겠지만, 수명은 불확실하기 때문에 ‘거의 제로’로 만드는 걸 목표로 해야 한다. 우선 예·적금을 300만~500만 엔(약 2760만~4600만원) 정도 두고, 현금 흐름(캐시플로우)이 나오는 자산을 500만 엔(약 4600만원) 정도 만들어 둔다. 그런 뒤에 남은 자산을 매달 나눠서 꺼내 쓴다. 이때 예·적금 자산은 질병이나 간호를 위한 돈으로 죽을 때까지 가지고 있는다.”
매달 얼마 정도를 빼서 쓰면 될까.
“자산을 매달 빼서 쓰는 방법에는 ‘정액 인출’과 ‘정률 인출’이 있다. 정액 인출은 매달(매년) 같은 금액을 빼서 쓰는 방법이다. 만약 1200만 엔(약 1억1040만원)을 연 4% 수익률로 운용하면서 30년간 인출한다면 매달 5만8000엔(약 53만3600원) 정도를 정액 인출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이 하락해 4%의 수익률을 내지 못할 수 있는 게 문제다. 정률 인출은 일정한 비율로 인출하는 방식이다. 정액과 정률을 반반씩 섞는 방법도 좋다. 예를 들어 1200만 엔이 있다면, 심신이 건강한 노후 전반기에는 매년 8%씩 정률로 인출한다. 그러다가 자산이 절반(600만 엔)으로 줄어들 때부터 연 60만 엔씩 정액 인출하는 것이다. 70세부터 100세까지 30년간 인출하는 전략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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