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에 출연한 소방관 정민선씨(왼쪽에서 두 번째). 인스타그램 캡처

여성들의 생존 전투 서바이벌을 다룬 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 출연자인 소방관 정민선씨가 암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

정씨는 지난 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생은 룰렛이다. 누군가는 로또에 당첨되는 것처럼 누군가는 암에 걸린다"며 "센 놈이랑 붙자더니 진짜 센 놈과 붙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고 그 길로 나와 진료실 앞 의자에 앉아 무엇이 날 이렇게 만들었는지, 왜 나여야 했는지에 대해 미동도 없이 내내 생각했다"며 "나랑은 상관없는 일, 절대 내가 겪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한 일에 상관이 있어지고, 겪게 되니 한동안 웃음이 나왔다"고 적었다.

정씨는 암 수술을 한 지 6개월을 지났지만 심한 부작용으로 입원과 응급실 진료를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칼슘 저하증으로 얼굴과 손발 근육이 굳어 마비되고, 전기충격이라도 맞은 것처럼 한번 쥐가 난 팔다리는 진정되는 법이 없어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면역이 뚫려 독감에, 장염에, 이석증에 보초 없는 성처럼 매일 무너졌다"며 "그리고 그 횟수만큼의 주삿바늘 자국과, 팔이 그냥 없어져 버렸으면 좋을 만큼의 혈관통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정씨는 "병원을 다녀오면 매번 우수수 쏟아지는 약들에 속이 거북했다"며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찼고, 호르몬 불균형에 몸무게가 끝도 없이 늘었다. 아무리 걷고 뛰어도 예전 같지 않음에 단 한 번도 우울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변화를 인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며 "내 몸인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무기력이 끓어올랐다"고 했다. 그러나 "증상의 주기가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며 "아무 제약 없이 운동하고, 자유롭게 여행하던 일상들을 천천히 되찾는 중"이라며 재활과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씨는 "아프지 않은 건, 건강하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라며 "혹시 잃어가던 것이 있다면 붙잡길 바란다. 절대 늦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건강검진 하시라"고 당부했다.

정씨는 경찰, 소방관, 경호원, 스턴트, 군인, 운동선수 등 6개 직업군이 참가한 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에서 소방관 팀에 소속돼 한계를 뛰어넘는 미션을 수행하는 모습으로 사랑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