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는 손흥민과 이강인(아래 사진). 두 선수는 10일 열리는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오만과의 경기에 선봉으로 나선다.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긴 홍명보호는 이번 오만 원정에서 승점 3점을 따내지 못하면 본선 진출에 ‘빨간불’이 켜진다. [연합뉴스]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차세대 에이스’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축구대표팀의 해결사로 나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오만을 상대로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을 치른다.

홍명보호는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조 최약체로 꼽히는 팔레스타인과 졸전 끝에 0-0으로 비겼다. 팔레스타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6위로 한국(23위)보다 73계단이나 아래였다. 이번 오만 원정에서 승점 3을 획득하지 못하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빨간불’이 켜진다. 이라크·요르단·오만·팔레스타인·쿠웨이트 등과 같은 조에 속한 한국은 3차 예선에서 조 2위 안에 들어야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낸다. 현재 한국(승점 1)은 B조 4위에 처져있다.

홍 감독은 팔레스타인보다 더 까다로운 상대 오만(76위)과의 경기를 앞두고 ‘변화’를 예고했다. 주민규(울산)가 선발로 나섰던 최전방 공격수 자리는 오세훈(마치다)이나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맡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호흡을 맞출 중앙 수비수로는 김영권을 대신해 정승현(알와슬)과 조유민(샤르자) 중 한 명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장인 손흥민과 플레이메이커 이강인은 변함없이 공격을 이끈다. 팔레스타인전에서 128번째 A매치에 출전해 역대 한국 남자 선수 최다 출전 부문에서 단독 4위로 올라선 베테랑 손흥민은 존재감만으로도 상대 수비에 큰 부담을 주는 공격수다. 동료들에게 패스를 내주고 공격 찬스를 열어준 팔레스타인전과 달리 오만을 상대로는 적극적인 슈팅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그가 해트트릭을 작성할 경우 레전드 골잡이 황선홍(50골·현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을 넘어 역대 A매치 최다 골 2위로 도약한다. 내년 6월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되는 손흥민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이적설에 휩싸였지만, 흔들리지 않고 훈련에만 집중하고 있다.

오만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는 손흥민(위쪽 사진)과 이강인. 두 선수는 10일 열리는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오만과의 경기에 선봉으로 나선다.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긴 홍명보호는 이번 오만 원정에서 승점 3점을 따내지 못하면 본선 진출에 ‘빨간불’이 켜진다. [연합뉴스]

이강인은 팔레스타인전에서 가장 돋보였던 선수다. 중원에서 뛸 땐 수비에서 넘어온 공을 컨트롤해 전방의 동료에게 안전하게 배급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찬스에선 날카로운 크로스와 중거리 슈팅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세트피스에서도 정확한 킥으로 위협적인 장면을 여러 차례 만들어냈다. 중원과 측면 공격을 오가며 드리블, 킬패스, 롱패스, 슈팅 등 다방면에서 활약한 홍명보호의 키 플레이어였다.

오세훈이 선발로 나설 경우 이강인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강인과 오세훈은 2019년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의 주역이다. 키가 큰 오세훈(1m93㎝)의 머리를 겨냥한 이강인의 크로스는 주요 득점 루트가 될 수 있다. 홍 감독은 9일 오만 무스카트 인근 알시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훈련에서 이강인과 짧게 면담을 하면서 오만전 구상을 들려줬다. 홍명보호는 훈련의 첫 15분만 보여준 뒤 비공개로 전환해 전술 훈련을 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이후 10년여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그 누구보다 승리가 절실하다. 지난 7월 축구협회가 일방적으로 감독 선임을 발표한 이후 홍 감독에 대한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다행히 알시브 스타디움은 홍 감독에겐 ‘약속의 땅’이다. 한국 올림픽대표팀을 이끌던 2012년 2월 이곳에서 오만을 3-0으로 격파하고 그해 런던 올림픽 진출을 확정했다. 그리고 런던에선 ‘동메달 신화’를 썼다. 한편 붉은악마 응원단은 오만과의 경기에선 야유를 자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