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단 "임현택 사퇴하라"…의료계 내부 균열에 협의체 더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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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참고인 조사를 위해 지난달 21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의대생 대표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과 어떤 협상 테이블에도 같이 앉지 않겠다면서 사퇴를 요구했다. 여당이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한 의료계 참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내부 불협화음 변수까지 더해지며 협의체 구성이 더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임현택 회장은 사직한 전공의와 휴학한 의대생을 대표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러한 박단 위원장 글은 지난 6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요청한 뒤 처음 나온 것이다. 의협이 의료계 대표로서 협의체에 나서는 걸 거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 위원장은 "그 어떤 테이블에서도 임 회장과 같이 앉을 생각이 없다"면서 "임 회장 및 의협 집행부는 전공의·의대생 언급을 삼가길 바라며, 임 회장의 조속한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입장이 본인과 손정호·김서영·조주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장 명의임을 내세웠다.

박 위원장이 임 회장 사퇴를 요구한 건 처음은 아니다. 7월 말에도 "임 회장이 공석에서 전공의와 의대생을 언급하는 거 외에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라며 자진 사퇴를 권했다. 6월에도 임 회장을 공격하는 글을 올렸다. 두 사람이 이미 수차례 대립각을 세운 가운데, 협의체 구성을 앞두고 '내부 균열'을 또 한 번 노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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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뉴시스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 사태가 7개월째에 접어든 가운데, 전공의 측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의체가 빠르게 꾸려질 가능성도 작아졌다. 의료계에선 의협 등 의사단체 중심으로 전공의들이 주장해온 내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가 이뤄져야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직역별 입장이 삐걱거리면서 어느 한쪽이 의료계를 대표하는 '단일대오' 형성부터 어려워진 것이다.

의협 관계자는 "(박 위원장의 언급과 관계없이) 전공의·의대생이 동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게 임 회장의 일관된 입장"이라면서 "전공의 측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 이들과 계속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한동훈 대표는 "여야의정 모두가 조건 없이 신속하게 협의체를 출범시켜야 한다"면서 의료계의 동참을 거듭 촉구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청한 한 의대 교수는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전공의가 참여하지 않으면 협의체가 구성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른 의사단체보다 이들의 합류를 끌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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