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굴종외교” “정치선동” 여야 대정부질문 충돌…한덕수 “독도 분쟁지역화, 열등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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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ㆍ통일ㆍ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야가 친일 논란 및 계엄령 준비 의혹 등을 놓고 맞붙었다. 야당은 정부를 향해 “굴종외교”라고 비판했고, 여당은 “(야당이) 극단적 정치선동을 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정부 인사들이 야당의 의혹 제기에 강하게 반박하면서 여러 차례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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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9.10/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 전략에 대해 “진영ㆍ가치 편중외교”라고 비판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정치는 실종되고 그 자리는 이념이 채웠다”며 “역사 부정과 뉴라이트, 반국가세력이 그 자리를 채웠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의원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에 대해 “일본이 공인한 친일파다. 이 사람을 그대로 두면 국가가 위태롭다”며 “파면을 건의해야 한다”고도 했다. 앞서 김 차장은 지난달 16일 KBS 인터뷰에서 한ㆍ일 간 과거사 정리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에 대해 “파면을 건의할 생각이 없다”며 “라이트, 레프트, 뉴라이트, 뉴레프트가 있는지 모르지만 그런 이념 논쟁하고 색깔 칠하고 국민을 가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한 총리는 김 차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중일마’라는 딱 세 글자를 가지고 얘기를 하니까 완전히 정신나간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그분 얘기는 일본에게 강제적으로 사과를 하게 하는 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고, 한일 관계를 더 발전시켜서 사과하게 하는 게 더 의미 있는 거 아니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총리는 ‘독도의 날(10월 25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야한다는 야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며 “지금 독도는 우리가 완전히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독도를 분쟁지역처럼 보이게 하는 건 굉장히 열등한 외교적 정책”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가 “김대중-오부치 선언에서 (일본은) 가장 확실하게 명시적으로 (과거사에 대해) 사과했다”고 하자 야당 의석에서 “어느 나라 총리인가”, “아베, 기시다가 사과했나”라는 항의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여당은 “야당이 극단적 정치 선동을 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윤상현 의원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1년이 넘었는데 국제 해역, 공해상에서 5만여 건에 달하는 시료 채취 중 안전치에 어긋난 게 있었나. 오염수 방류에 대해 (야당이) 괴담 선동을 하고 공포를 조장하고 굴욕외교라고 하는 걸 어떻게 평가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사드 배치, 광우병 논란 등을 들며 “민주당과 진보ㆍ좌파 진영은 선전선동을 반복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용서받지 못할 죄는 음모와 거짓 선동으로 국민을 불안케 하고 분노케하고 분열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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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5차 본회의 외교, 통일, 안보에 관한 질문에 참석하고 있다. 2024.09.10. xxxxxx99xxxxxxxxxxx

특히 최근 야당에서 불거진 이른바 ‘계엄령 선포 준비 의혹’에 대해 김선호 국방부 차관이 “망상, 고도의 정치적 선동”이라고 발언하자 야당이 반발하며 한동안 질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김 차관은 임 의원이 계엄 준비설에 대해 “황당무계한 정치선동이자 극단적 망상이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에 야당에서 “망상이라고요?”라며 언성을 높이자 김 차관은  “지금 계엄을 얘기하는 건 망상 아닌가. 고도의 정치적 선동”이라며 “현재 이 시점에서 계엄이란 건 논쟁을 할만한 일고의 가치도 없는 사실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한편 최근 탈북단체가 살포하고 있는 대북전단이 “항공안전법 위반”이라는 민주당 지적에 대해 한 총리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미국 대선 전 북한 핵실험 가능성이 있는가”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가능성이 있으리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조태열 장관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출석 가능한 시간에 맞추기 위해 5시간이 늦어진 오후 7시에서야 열렸다. 앞서 조 장관과 김 장관은 각각 ‘2024 인공지능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 및 한ㆍ헝가리 외교장관회담, REAIM 및 한ㆍ유엔사 국방장관회의 참석을 사유로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한다고 국회에 밝혔으나, 야당의 항의에 오후 늦게 대정부질문에 출석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대정부질문의 경우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실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우원식 국회의장실을 방문해 불참 사유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절차를 기존 관례에 따라 순차적으로 밟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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