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제 중국 대신 인도...투자금 1조 늘고 상품도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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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중국)가 주춤하는 사이에 코끼리(인도)가 질주하고 있다. 과거 중국으로 흘러갔던 신흥국 투자자금이 인도로 방향을 트는 모양새가 뚜렷하다.

10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인도컨슈머파워액티브’와 ‘ACE 인도시장대표빅(BIG)5그룹액티브’ 두 종류의 상장지수펀드(ETF)를 선보였다. 인도에 투자하는 아시아 최초 액티브 ETF다.

기존 패시브 ETF는 인도 증시 대표 지수인 ‘니프티 50’을 쫓아가는 상품이었다. 인도 대표 기업 50개 기업으로 구성된 니프티50은 금융업 비중이 높은 반면, ACE 인도컨슈머파워액티브는 인도의 자유소비재 15개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에어컨 제조기업 ‘볼타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 1위 기업 ‘마힌드라’, 민영 병원인 ‘아폴로병원’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현동식 한투운용 해외비즈니스 본부장은 “과거 중국 사례를 보면 소비자(국민)들의 구매력이 높아지는 국면에서 자유소비재 기업들의 주가가 좋았다”며 “이들 기업에 선별 투자하면 알파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투자배경을 설명했다.

또 다른 상품인 ‘ACE 인도시장대표BIG5그룹액티브’는 인도를 대표하는 상위 5대 그룹인 릴라이언스·타타·아다니·바자즈·L&T의 그룹주와 주요 계열사에 투자한다. 인도 정부는 정책적으로 대기업 그룹을 지원하는 경향이 있는데, 투자자 입장에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인도 대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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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경제·산업 주도권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최근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인도 시장에 특화한 투자상품을 내놓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6일 니프티50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도 니프티50을 추종하는 상품 외에도 ‘KODEX 인도타타그룹’과 ‘TIGER 인도빌리언컨슈머’ ETF를 선보인 바 있다. ‘KODEX 인도타타그룹’은 타타모터스 등 ‘인도의 삼성’이라 불리는 타타그룹 핵심 계열사 10곳에 투자한다. ‘TIGER 인도빌리언컨슈머’는 인도 소비재 상위 20곳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인도에 대한 관심은 자금 흐름에서도 나타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도 증시 등에 투자하는 인도 펀드 28개의 설정액은 1조7652억원으로 연초 대비 111.8% 가량 급증했다. 수익률도 좋았다. 9일(현지시간) 기준 인도 대표 지수인 니프티50 지수는 지난 1년 동안 23.83% 상승했다.

인도가 제2의 유망 신흥시장으로 떠오른 이유는 14억명이라는 풍부한 인구력을 바탕으로 ‘넥스트 차이나’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최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도 호재로 꼽힌다. 실제로 인도 증시의 니프티50 지수는 올해 들어 170여 거래일 가운데 44번이나 신고가를 새로 쓰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만큼 상당수의 인도 종목들이 이미 밸류에이션(가치평가) 고평가 상태라는 건 단점으로 꼽힌다. 현동식 본부장은 “중국이 역사적 고점을 찍었을 때 주가수익비율(PER)은 30배로 현재 PER(10배)보다 3배나 비쌌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에서 중요한 건 밸류에이션보다 성장률인데, 인도의 경우 아직까지는 충분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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