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과 위메프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진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류화현 위메프 대표(왼쪽)와 류광진 티몬 대표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티메프(티몬‧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추석 연휴 직후 티몬과 위메프 대표를 불러 조사에 나선다. 검찰은 이들의 진술 내용 분석을 마치는 대로 큐텐그룹 최고 의사 결정권자인 구영배 회장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티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1부장)은 최근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에게 오는 1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나와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미정산 사태가 벌어진 후 두 대표가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티메프 입점 업체들에게 정산해줘야 하는 판매 대금을 ‘위시’ 등 다른 플랫폼 기업을 인수하는 데 사용하고(횡령), 판매 대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는 걸 알면서도 입점 업체들과 계약을 유지하고 물품 판매를 이어간 혐의(사기) 등을 받는다. 티메프 전담수사팀이 현재까지 파악한 횡령액은 약 500억원, 사기 규모는 1조 4000억원대다. 검찰은 두 대표를 대상으로 정산금을 업체들에 지급하기 어렵다는 것을 언제 인지했는지, 위시 인수에 판매 대금이 사용되는 과정에 관여했는지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두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진다는 건 큐텐 그룹의 정점에 있는 구 회장에 대한 소환이 임박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들은 큐텐 그룹 지배구조상 구 회장 바로 아래 위치한 계열사의 대표들이다. 검찰은 구 회장을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역마진을 감수하며 외형상 매출을 부풀리고 판매대금 돌려막기에 나선 총 책임자로 보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7월 국회 정무위에 출석해 “(그룹의) 실질적 자금 운용을 보고받고 있지 않다”며 재무 상황을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러나 검찰은 구 회장이 회사 전반의 재무 흐름을 이해하고 있었고, 미정산 사태의 위험성 역시 인지하고 있었다고 의심 중이다.

이번 소환 조사는 지난 7월 29일 이원석 검찰총장의 지시로 서울중앙지검이 전담수사팀을 구성한 지 약 50일 만이다. 수사팀은 지난달 1일엔 구영배 회장, 류광진‧류화현 대표의 주거지와 각 업체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큐텐 그룹 자금 관리에 관여한 이시준 큐텐 재무본부장 등 실무자와 고소인 조사를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