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번엔 이라크 3.5조…천궁-Ⅱ, UAE·사우디 이어 수출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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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Ⅱ 미사일은 발사 후 측추력기로 방향을 바꿔 적의 탄도미사일 탄두에 바로 부딪혀 파괴한다. 사진 방위사업청

한국이 자체 개발한 중거리 지대공 요격 미사일 ‘천궁-Ⅱ’(M-SAM2)가 연내 이라크에 수출될 전망이다. 규모는 약 3조 5000억원 상당으로,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중동 지역에서 ‘K방산’이 이뤄낸 또다른 성과다.

11일 국내 방산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라크는 천궁-Ⅱ 8개 포대를 도입할 계획이며, 이르면 다음주 LIG넥스원과 26억 달러 규모의 계약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현재 천궁-Ⅱ 수출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동 군사 매체 디펜스 아라빅은 지난 9일 타베트 무함마드 알아바시 이라크 국방부 장관을 인용해 “한국 대공 방어 체계에 대한 계약이 이르면 다음주에 체결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라크가 지난 3월 한국에 대표단을 파견해 대공 무기 수입과 관련해 한국 측과 협의했다고도 전했다. 당시 이라크의 사미르 자키 후세인 알말리키 육군 항공사령관(중장)과 알아바시 국방부 장관이 잇달아 방한했고, 천궁-Ⅱ를 도입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고 한다.

‘한국판 패트리엇(PAC-3)’으로도 불리는 대공 방어 체계인 천궁-Ⅱ는 항공기와 지상 등에서 발사된 탄도 미사일을 모두 잡아낼 수 있는 첨단 방어 무기 체계다. 15~20km 고도에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하층 방공망의 핵심이다. 마하 4.5(시속 5508㎞) 속도의 탄도 미사일까지 요격이 가능하다.

천궁-Ⅱ는 발사관에서 가스 압력을 이용해 미사일을 수직으로 발사한 뒤 공중 점화하는 ‘콜드 론치’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360도로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사격 능력과 고속 비행체 대응능력, 정밀 유도 조종 성능 등도 보유했다. 미사일의 ‘눈’ 역할을 하는 다기능레이더(MFR)는 중거리 표적 항공기에 대한 탐지·추적·피아식별 능력과 요격 유도탄의 포착·추적·교신 등 교전 기능을 갖췄다.

2012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LIG넥스원이 미사일 발사체를 개발했다. 레이더는 한화시스템, 발사대와 차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기 맡아 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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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천궁-Ⅱ가 각광받는 또다른 이유는 가격 경쟁력이다. 성능은 좋으면서 미국의 대공 방어 체계인 패트리엇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천궁-Ⅱ는 발사대 하나당 8발의 요격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데, 미사일 1발의 가격은 약 15억원이다. 패트리엇의 3분의1 수준이다.

국방부는 지난 2월 천궁-Ⅱ의 사우디아라비아 수출 계약 성사를 공식 발표했다. 10개 포대를 수출하는 계약으로, 수출 규모는 약 32억 달러(약 4조 2528억)였다. 이보다 앞서서는 LIG넥스원·한화시스템이 2022년 1월 UAE와 35억 달러(약 4조 1800억) 규모의 천궁-Ⅱ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한국 방산 수출 역사상 단일 품목으로는 최대 규모 수출”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로부터 불과 2년 만에 UAE-사우디-이라크로 이어지는 중동 3국에 천궁-Ⅱ 수출하는 대형 계약이 성사되면서 K방산의 저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조심스럽게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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