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요소 수입 다변화’ 맞나…반짝 줄었던 중국산 비중, 7월 62%로 다시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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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는 산업·차량용 요소 수입 다변화가 일시적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초까지만 해도 베트남산 요소가 과반을 차지했으나, 최근 중국산 비중이 다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중국이 아닌 제3국으로부터 요소를 수입하는 업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11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월 산업·차량용 요소는 총 5만1432t 수입됐다. 중국산 비중이 62.3%로 가장 크고, 뒤이어 베트남(31.3%), 일본(5.8%) 순으로 이어졌다. 요소는 경유차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을 줄여주는 요소수의 원재료다.

올 1월까지만 해도 요소 수입은 베트남산 비중이 65.8%를 차지했고, 중국산은 11.3%에 불과했다. 이외에 인도네시아(8.8%), 카타르(6.3%), 일본(4.3%), 사우디아라비아(3.6%) 등 수입국도 다양해졌다. 지난해 연간 중국산 요소 수입 비중이 88.1%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변화다.

지난해 말 중국 해관총서(한국의 관세청)가 ‘내수 시장 안정’을 이유로 통관 과정에서 요소 수출을 제한한 것이 계기였다. 당시 한국에 3개월 치 비축분이 있었기 때문에 2021년과 같은 ‘요소수 대란’이 벌어지진 않았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 요소 수입국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정부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 말부터 베트남·일본 등 제3국으로부터 요소 수입이 크게 확대됐다.

이후에도 2월(64.4%), 3월(65.9%), 4월(58.7%) 등 연초까지 베트남산 비중은 과반을 차지했다.

“베트남 요소, 가격·운송비 비싸” 중기들 외면…정부 “지원 늘릴 것”

지난 6월에도 중국은 다시 한번 요소 수출 통관을 지연시켰지만, 당시 정부는 “요소 수입 중 중국산 비중 13%로 낮아 중국의 수출 제한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중국산 비중이 도로 커지기 시작했다. 중국산 비중은 5월 63.7%, 6월 80.5%, 7월 62.3% 등 1위 자리로 돌아갔고, 베트남산은 같은 기간 22.9%, 12.6%, 31.3% 등으로 비중이 작아졌다. 1~7월 누계로는 여전히 베트남산(49.6%)이 중국산(32.1%)보다 크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다시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정부가 요소 수입 운송비 일부를 지원하면서 일시적으로 다변화 효과가 나타났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업체들이 다시 값싼 중국산을 찾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에 따르면 중국산 요소는 베트남산보다 1t당 60~70달러가량 저렴하다.

업계에서도 ‘예상된 결과’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근본적인 수입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결국 가격으로나 지리적으로나 유리한 중국산 요소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 품질은 베트남산이나 중국산이나 큰 차이가 없다. 그러면 당연히 가격이 저렴하고 운송비도 덜 드는 중국산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큰 기업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더 비싸더라도 다변화를 할 수 있지만, 작은 업체는 어쩔 수 없이 중국산을 고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난 6월 중국의 통관 지연 당시에 밀렸던 물량이 최근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중국산 비중이 급격히 커진 것”이라며 “올가을부턴 다시 베트남산 등 제3국 수입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중국이 아닌 제3국에서 요소를 장기 계약할 경우 추가로 발생할 비용의 50%를 지원하는 30억원 규모 사업을 신규 편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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