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ditor’s Note] 최고라는데 믿어지나요…심각한 ‘고용통계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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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고용률은 역대 최고, 실업률은 최저였다고 통계청이 발표했습니다.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고용률은 63.2%를 기록했습니다. 1982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입니다. 실업률은 1.9%로 역대 최저고요.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8월 고용률·경제활동참가율이 역대 최고, 실업률은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등 주요 고용지표가 양호”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정도 실업률이면 경기가 뜨겁다 못해 활활 타야 할 텐데, 그렇게 느끼시나요?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서울 마장동 정육점은 추석 선물세트 주문량이 작년보다 30%가량 줄었습니다.

대형마트에선 3만원대 미만 선물세트 매출이 50% 늘었습니다. 응답 기업의 47%만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라는 설문도 있습니다. 소비자도, 기업도 긴축 모드입니다.

지표와 현실이 다른 이유는 통계 착시에 있습니다. 고용률은 높게 나왔지만, 전체 취업자(2880만명)의 절반 이상(54.6%)이 주 36시간 미만 일하는 단기 근로자(1571만9000명)였습니다. 양질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방증입니다. 단기 근로자 비중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23.6%에서 확 뛰었습니다. 청년 고용은 암울한 수준입니다. 청년층 취업자는 지난해 8월보다 14만2000명 줄었고, 고용률(46.7%)도 0.3%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상황은 악화하는데 개선 움직임은 보이지 않습니다.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는 경직적인 노동시장 구조 개혁은 요원합니다. 기업의 고용 유연성을 높이되 근로자의 불안을 낮추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국민연금 개혁과 맞물려 정년 연장 논의도 필요합니다. 일자리 문제는 점점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이 되고 있습니다. 어렵지만 가야 할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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