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라 게오르기우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오페라단의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Tosca)'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페라 ‘토스카’ 공연 도중 무대에 난입해 소동을 일으킨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기우(59) 측이 11일(현지시간) “공연자 중 누구도 앙코르를 하지 않기로 사전 합의했다”라고 해명했다.

게오르기우 소속사 인터뮤지카는 이날 오페라 전문 매체 ‘오페라 와이어’에 이날 낸 성명에서 “게오르기우는 지난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세종문화회관이 게오르기우 측에게 사과나 설명을 요구하자 사태 발생 사흘 만에 소속사가 내놓은 공식 입장이다.

공연계에 따르면 게오르기우는 지난 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토스카’ 공연 중 3막에서 테너 김재형이 ‘별은 빛나건만’을 부른 뒤 앙코르를 할 때 무대 한쪽에 돌연 난입해 불만을 표시했다. 앙코르곡이 끝난 뒤엔 지휘자 지중배에게 다가가 음악을 멈추게 한 다음 “이건 독주회가 아니라 오페라다. 나를 존중하라”라고 말했다. 공연을 마치고 커튼콜이 진행되는 데도 몇분간 등장하지 않았다. 그의 돌발 행동을 본 관객들은 야유를 보냈고, 세종문화회관은 그와 소속사에 공식 답변을 요청했다.

안젤라 게오르기우(오른쪽)가 ‘토스카’에서 김재형과 연기하고 있다. 사진 세종문화회관

이에 대해 소속사는 “게오르기우는 공연 설정 밖에서 앙코르를 하면 오페라의 서사적 흐름이 방해받는다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오페라 앙코르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 셈이다.

공연 중 무대에 난입한 이유에 대해선 “(공연 중 앙코르를 하지 않는다는) 합의에도 불구하고 2막 직전 지휘자가 게오르기우에게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아리아에 대한 앙코르를 제안했고, 게오르기우는 공연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이를 거부했다”라며 “유감스럽게도 테너의 3막 아리아에선 (게오르기우 뜻이) 존중되지 않았다. 이 문제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가진 게오르기우는 개인적인 모욕으로 여겼다”고 설명했다. 다만 “게오르기우는 수년간 훌륭한 관계를 유지해 온 한국 관객에게 깊은 존경과 사랑을 표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게오르기우가 온라인에서 받은 엄청난 수준의 학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는 이 사건에 대한 불완전한 언론 보도로 악화했다”라며 한국 언론에 비판 목소리를 냈다.

게오르기우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토스카’ 공연은 푯값이 8만~22만원 선이다. 그가 공연 흐름을 끊은 뒤 공연계 안팎에선 “관객을 무시한 행동이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일부 관객은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9일 홈페이지를 통해 “(게오르기우에게) 강력한 항의 표시와 함께 관객에 대한 사과를 요청할 계획”이라는 사과문을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