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100억 들인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철거 첫발…서울시 23일 공청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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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입구. 건물 3층 좌우에 각각 공중보행로가 설치돼 있다. 문희철 기자

서울시가 1109억원을 들여 설치한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철거를 위한 첫발을 뗀다. 서울시는 12일 삼풍상가ㆍ호텔 PJ 구간 공중 보행로를 철거하는 방안을 담은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 변경안’과 관련해 23일 주민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공중보행로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인 2016년 3월 세운상가 주변을 보존하기 위한 도시재생사업 목적으로 추진해 2022년 7월 완전히 개통했다. 종묘~세운상가~청계ㆍ대림상가~삼풍상가ㆍPJ호텔~인현ㆍ진양상가까지 7개 건물, 1㎞를 남북으로 잇는다. 건물 양쪽에 철골조 다리를 설치하는데 시 예산으로 총 1109억원을 썼다.

서울시는 철거 근거로 적은 보행량을 꼽는다. 2017년 공중보행로를 계획할 때만 해도 하루 보행량으로 10만5440건을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1만1731건에 그쳤다고 한다. 예측치의 11% 수준이다. 서울시는 “공중보행로 설치로 오히려 지상부 보행량도 59%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감사원 감사 결과 “공중보행로가 당초 사업의 목적인 보행량 증대를 통한 세운상가 일대 지역 재생에 기여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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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매입해 철거한 뒤 공원으로 만들 예정인 PJ호텔과 옆의 공중보행로 모습. 한은화 기자

서울시는 시가 매입해 공원화할 삼풍상가와 PJ호텔 구간(250m) 공중보행로부터 철거할 예정이다. 나머지 구간은 남은 상가 건물 5개의 공원화 사업과 연계해 단계적으로 철거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나머지 상가는 세운지구 내 재개발 사업지에서 기부채납 받은 땅과 맞교환해 건물을 신축하고, 해당 상가부지는 공원화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시는 이번 공청회에서 공중보행로 철거와 더불어 세운상가 일대에서 산업·보행·공동체 재생을 목적으로 2015년부터 추진한 도시재생사업을 완료하는 내용도 알린다. 조남준 도시공간본부장은 “도시재생사업으로 지역을 활성화하려 했지만, 성과에 있어서 한계와 비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공청회를 통해 공중보행로 등 재생사업에 대한 시민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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