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소송 패소로 1.7억 떠안았는데…지방의회마저 외면한 '제천 참사&ap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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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충북 제천시 노블 휘트니스스파 화재 참사 현장에서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지키고 있다. 뉴스1

충북도의회 '제천 참사 지원 조례' 부결  

문재인 정부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고와 관련 희생자 유족을 지원하는 조례가 뒤늦게 발의됐지만, 충북도의회에서 부결됐다.

12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건설환경소방위원회는 지난 8월 김호경 의원(제천2)이 대표 발의한 ‘충북도 제천시 하소동 화재사고 사망자 지원 조례안’을 전날 부결 처리했다. 표결 결과 건소위 소속 의원 7명 중 3명만 찬성해 반수를 넘기지 못했다. 나머지는 반대 2표, 기권 2표였다.

이 조례안은 2017년 12월 제천 하소동에서 발생한 화재사고 희생자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았다. 위로금 규모 등 구체적인 사항은 ‘위로금 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하도록 했다. 사고 당시 숨진 희생자 29명의 유가족을 돕기 위해 마련한 조례다.

2017년 화재로 29명 사망 
앞서 2017년 12월 21일 제천 하소동 ‘노블휘트니스앤스파’ 건물 1층 주차장 천장에서 불이나 2층 목욕탕에 있던 여성 18명이 숨지는 등 29명이 목숨을 잃고 40명이 다쳤다. 당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현장에 도착해 현장 파악에 나섰지만, 장관을 해임하라거나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주문은 없었다.

유족 220명과 부상자 30명은 사고 발생 2년 3개월 뒤 소방 당국의 부실 대응책임을 물어 감독기관인 충북도를 상대로 16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3월 원고 패소로 최종 판결했다. 유족과 피해자들은 1억7700만원에 달하는 소송 비용까지 떠안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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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제천 복합스포츠센터 건물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양소가 있는 제천체육관 내 유가족 대기실 천막에 한 유가족이 고인과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김영환 충북지사는 지난 2월 유가족 대표와 만나 지원 협약을 했다. 위로금 지급을 포함한 유족 지원 사항을 조례에 담자는 게 당시 협약 내용이다. 김 지사는 “그동안 큰 고통을 겪어오신 유가족 슬픔과 아픔은 어떠한 노력으로도 위로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너무나 늦게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을 사과한다”고 말했다.

도의원 60% 넘게 참여했지만, 상임위서 반대 

유족 지원 조례가 도의회 상임위에서 부결되자 도의회 안팎은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이 조례안은 도의회 의원 35명 가운데 대표발의자인 김 의원을 포함해 22명이 서명했다. 이중 건소위 소속 의원 7명 중 6명도 포함됐다. 이 때문에 상임위 통과 후 제정까지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호경 의원은 “의원들 사이에서 조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서 하반기 제정을 기대했다”며 “조례안에 서명했던 의원들이 반대나 기권표를 던진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A의원은 “대법원 판결로 인해 충북도가 배상할 책임이 없음에도,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한 유족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다른 대형사고와 형평성, 향후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을 때 자치단체가 보상 책임을 져야 하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발생 당시 정권에 따라 사고 대하는 태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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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화재참사 당시 현장. 중앙포토

이에 대해 유족 B씨는 “도의회 표결 소식을 듣고, 실망감을 넘어 너무 큰 상처를 받았다”며 “세월호 해상 사고와 길거리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 이후 특별법이 제정되고, 유족에 여러 가지 지원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제천 참사 유족은 차별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고 발생 당시 정권에 따라 참사를 대하는 태도가 다른 것 같다”며 “시민단체가 발 벗고 나섰던 이전 참사와 달리 문재인 정부때 발생한 제천 사고 땐 시민단체가 나서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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