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영 외무장관 "우크라 지원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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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세 사람이 만나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EPA=연합뉴스.

미국과 영국 외교장관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미사일의 사거리 제한을 해제하기 위한 긴급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미국은 러시아의 핵 위협과 확전을 우려해 그간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것을 불허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란의 대러시아 미사일 지원 사실이 확인되면서 입장이 점차 바뀌는 모습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면담했다. 면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블링컨 장관은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제를) 긴급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앞서 영국이 자국산 공대지 순항미사일 ‘스톰 섀도우’(최대 사거리 560㎞)의 사거리 제한을 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스톰 셰도우가 미국산 부품을 쓰고 있어 실제 해제를 위해선 미국의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는 13일 워싱턴에서 예정된 미·영 정상회담에서 사거리 제한 해제가 최종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해제 방침을 정하더라도,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미국이 이를 공개 발표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본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산 전술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최대 사거리 300㎞)의 사거리 제한 해제도 원하고 있지만, 미국이 이를 허용할지는 불확실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국무부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들어주려고 하지만, 국방부는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 국방부는 러시아가 폭격기를 에이태큼스의 사거리 바깥으로 이동시킨 만큼 사거리 제한 해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보이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 타격이 허용될 경우 러시아가 전투기를 후방으로 이동시켜야 하고, 결과적으로 러시아 전투기의 출격 횟수가 감소할 수 있다"고 미국 측을 설득 중이다. 이와 관련, 영국 정부 관계자는 "뉴욕에서 이달 22~23일 열리는 유엔총회 전에 미국이 입장 변화를 보일 수 있다"고 더타임스에 말했다.

러시아는 이같은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을 허용할 경우 미국과 동맹국을 전쟁 당사국으로 간주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사거리 제한 해제에 대해 "(서방측이) 모든 결정을 이미 내렸을 것"이라며 좌시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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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022년 1월 발사 장면을 공개한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 연합뉴스

한편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북한이 지속적으로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영국의 무기감시단체인 분쟁군비연구소(CAR)는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발사된 미사일 잔해를 조사한 결과, 북한산 탄도미사일로 확인됐다"며 "일부 미사일 부품에는 북한의 주체 연호에서 2024년을 뜻하는 '113'이 표시돼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미사일을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로 불리는 KN-24, 또는 그 개량형"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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