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AI 열풍 타고 낸드 시장도 불붙는다, SK·삼성 잇따라 신제품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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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시대에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이 폭증하면서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차세대 제품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12일 업계 최초로 1Tb(테라비트) 용량의 QLC 방식 9세대 수직형 낸드 양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최초로 TLC 기반 같은 낸드를 양산한 지 4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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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업쳬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QLC 9세대 V낸드. 사진 삼성전자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비(非) 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다. 일반적으로 D램이 주 메모리, 낸드가 보조 메모리로 사용되며 USB나 SD카드가 일종의 낸드이다. 낸드는 데이터 저장 단위인 셀 한 개에 몇 개의 비트를 담느냐 따라 QLC(4개), TLC(3개), MLC(2개), SLC(1개)로 나뉜다. 비트 수가 늘수록 더 많은 용량을 집적할 수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QLC 방식의 낸드 양산에 집중하는 추세다.

삼성이 개발한 낸드는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만드는 데 쓰인다. SSD는 낸드를 여러 개 탑재해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한다. 특히 신제품은 몰드 층을 순차로 쌓은 후 한 번에 전자가 이동하는 홀을 만드는 ‘채널 홀 에칭’ 기술을 활용, 공정을 두 번 진행하는 ‘더블 스택’ 구조로 만들어졌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단수를 구현했다”라고 했는데, 업계에 따르면 이 제품은 290단대로 알려진다.

낸드는 셀 구동 회로영역인 페리페럴(페리) 위에 쌓는 방식인데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제품은 셀과 페리 면적을 최소화해 이전 제품보다 비트 밀도(단위 면적당 저장되는 비트 수)를 86% 높였다. 데이터 보존 성능은 전보다 20% 올랐고, 쓰기 성능은 100%, 데이터 입출력 속도는 60% 향상됐다. 저전력 설계 기술로 데이터 읽기와 쓰기 소비 전력도 약 30%, 50% 줄였다.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뺏긴 삼성은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계속 내놓으며 SSD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가겠단 전략이다. SK하이닉스도 9세대 V낸드 기술이 있지만, 공정을 더 거치는 트리플 스택 구조로 알려져 있다. 2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36.9%로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 22.1%)를 앞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에 이어 SSD에서도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다. 전날(11일) SK하이닉스는 성능을 이전보다 2배, 전력 효율을 30% 끌어올린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SSD(PEB110)를 개발, 내년 2분기부터 양산한다고 밝혔다. 신제품은 대역폭이 기존보다 2배 넓어진 최신 인터페이스(PCIe 5세대) 규격을 적용했다.

SK하이닉스는 “최고 성능이 입증된 238단 4D를 기반으로 개발돼 원가와 성능 품질 측면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다”라며 “데이터센터용 SSD 시장에서 글로벌 1위 AI 메모리 공급자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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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SSD 'PEB110 E1.S'. 사진 SK하이닉스

낸드는 D램보다 상대적으로 주목을 못 받았었다. 그러나 AI 서버에 쓰는 기업용 SSD 수요 증가에 힘입어 낸드 시장이 다시 호황기를 맞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글로벌 낸드 총 매출은 약 167억9700만 달러(약 22조5000억원)로 전 분기보다 14.2% 증가했다. 트렌드포스는 “AI가 고용량 저장장치 제품 수요를 촉진하면서 낸드플래시 가격이 계속 상승했다”라며 “모든 낸드플래시 공급업체는 2분기부터 수익성을 회복했다”라고 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은 전 분기보다 14.8%, 13.6% 각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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