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차-GM도 손잡았다...경쟁자와 손잡는 車업계 '프레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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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12일 미국 재너럴모터스(GM)과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미국 완성차 업체와 MOU를 체결한 건 2000년 다임러크라이슬러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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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바라(Mary Barra) GM 회장 겸 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메리 바라 GM 회장은 미국 뉴욕 제네시스하우스에서 만나 MOU 협약식을 가졌다. 양사는 그간 수개월에 걸쳐 광범위한 협업 주제에 내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협력 내용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협업을 통해 양사는 내연기관 차뿐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 전기 및 수소 기술의 공동 개발 등을 통해 생산 비용 절감 등의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 밖에 배터리 원자재와 철강 및 기타 소재의 통합 조달 방안도 검토한다.

통상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차 플랫폼을 개발할 때는 수천억 원의 개발비가 든다. 완성차 업체 간 협업을 통해 플랫폼을 공유하면 그만큼 개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현대자동차와 GM은 글로벌 주요 시장 및 차량 세그멘트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회를 탐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가 보유한 전문성과 혁신적 기술을 바탕으로 효율성을 향상시켜 고객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늘어나는 ‘미래차 프레너미’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미래 모빌리티 기술·시장 주도권 두고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이런 가운데 적과의 협력도 늘어나는 추세다. 친구이자 동시에 경쟁자인 관계를 뜻하는 ‘프레너미(frenemy)’ 전략이다.

가장 최근 협업이 두드러진 분야는 수소 모빌리티 시장이다. 지난 4일 현대차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과 토요타자동차를 대표하는 테츠오 오가와 TMNA 대표이사가 한미일 경제대화(TED)에서 만나 수소와 자율주행 분야를 논의했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중 도요타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이 방한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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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토요타와 협력을 통해 연료전지기술을 개발, 2028년 첫 번째 수소자동차를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BMW

토요타와 BMW는 수소연료전지차를 공동 개발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수소차 연구개발에 오래 투자해온 토요타가 BMW에 수소연료전기와 수소탱크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BMW는 이르면 2028년 수소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캐즘에 중국 전기차 공습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협력하겠다고 나선 배경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가 다시 늘어나는 등 미래차 환경을 속단하기 힘들어진 상황이 있다. 여기에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저가 공세로 유럽과 남미 시장 등에서 기존 자동차 회사들을 위협하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과거의 적과 손잡고 미래를 대비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실제로 최근 독일 최대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이 구조조정과 인력 감축을 예고한 데 이어 BMW도 올해 영업 전망치를 낮췄다. GM과 포드 등 미국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신차 출시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등 글로벌 완성차 시장은 큰 격동기를 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미래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협력하는 움직임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친환경차의 경우 일반 내연기관 차보다 신차 개발비가 훨씬 더 많이 투입되는 만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향후 연구개발비를 효율화하고 보급을 확대할 수 있는 공통 플랫폼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더 많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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