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체육회, 회계감사 몰아주기…1곳에 55개 단체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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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가 규정에도 없는 ‘끼워팔기’ 방식으로 50개가 넘는 체육 종목단체의 감사를 특정 회계법인에 모두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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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이 지난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배드민턴 협회 중간조사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12일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대한체육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S회계법인이 체육회의 회계감사를 맡아왔다. 또 체육회는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회계감사 비용을 댄다는 이유로 각 종목단체에 2017년 이후 S회계법인을 명시해 ‘외부회계감사 실시 통보’ 공문을 보내왔다. S회계법인은 올해 한 곳을 제외한 55개 종목단체의 회계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각 종목단체에서 별도로 회계법인을 지정할 경우엔 체육회가 감사 비용을 지원하지 않는다.

50개 넘는 종목단체의 감사를 특정업체 한곳이 전담하다보니 감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트민턴협회의 경우 지난 10일 문화체육관광부의 중간 감사 결과 발표에서 협회장의 횡령·배임 의혹이 제기됐는데, 정작 2021~2023년 회계감사 보고서에는 후원금 수입과 경기비 지출 등에서 별도의 주의·경고는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종목단체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그동안 회계법인에서 현장 감사를 나오겠다는 연락이 온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체육회는 김 의원실에 “조달청 나라장터에서 공개 입찰로 회계법인을 선정해왔다”며 “종목 단체에 회계 감사를 일괄적으로 하도록 하는 규정은 따로 정하고 있지 않지만, 효율성 극대화와 예산절감 등을 이유로 체육회가 직접 선정해왔다”고 설명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체육회의 회계 감사 관행에 대해 “공익법인인 종목 단체의 회계 비용을 체육회가 대신 내온 것과 체육회가 특정 업체에 일괄적으로 감사를 맡긴 것이 적절한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수 의원은 “체육회의 부실한 관리·감독도 체육계 횡령 사고가 반복되는 원인 중 하나”라며 “관련 회계 법인이 감사를 제대로 했는지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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