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월드컵 당시 조별리그에서 맞붙은 손흥민(왼쪽)과 벤탕쿠르.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에 대해 인종 차별성 발언을 해 논란이 됐던 같은 팀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탕쿠르가 잉글랜드축구협회(FA) 징계 절차를 밟게 됐다.

FA는 13일(한국시간) "벤탕쿠르가 미디어 인터뷰와 관련한 부정행위로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어 징계 여부를 따지는 절차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벤탕쿠르가 부적절한 언행이나 모욕적인 단어를 사용해 명예를 실추시켰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그의 발언은 국적, 인종, 민족에 대한 언급을 포함하기 때문에 심각한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선수 개인의 인종차별에 대해 FA 징계위원회는 6∼12경기의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리도록 규정에 명시돼 있다. 토트넘은 올 시즌 1승 1무 1패로 EPL 10위에 처져있다. 개막전 선발 출전하는 등 올 시즌 주전을 맡을 거로 보인 벤탕쿠르가 출전정지 징계를 받게 된다면 토트넘에는 큰 악재가 될 전망이다.

벤탕쿠르는 19일까지 FA에 자신의 입장을 설명해야 한다. 우루과이 국가대표 벤탕쿠르는 지난 6월 자국 방송에 출연해 손흥민 관련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농담 섞인 요청을 받은 벤탕쿠르가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고 답했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인식이 드러난 발언이었다. 팬들의 비난이 이어지자, 벤탕쿠르는 뒤늦게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손흥민이 벤탕쿠르의 사과를 받아들이는 글을 SNS에 게재했으나 논란은 더 확산했다.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벌여온 단체인 '킥잇아웃'은 "(벤탕쿠르의 행동은) 동아시아와 더 넓은 공동체에 큰 영향을 미칠 문제"라고 지적했다. 토트넘은 한국 팬들의 여론을 의식한 듯, 지난 7월 방한하면서 벤탕쿠르를 원정 명단에서 제외했다.